<조선> 김대중, MB-박근혜 싸잡아 비난
"MB, 알맹이-매가리 없어", "박근혜, 정치권 대모처럼 행세"
김대중 고문은 12일자 <조선일보> 칼럼 <'지도자 복' 없는 국민>을 통해 "대통령과 내각, 여당과 야당의 지도부, 국회의장, 그리고 심지어 전직 대통령까지 국민의 믿음을 저버리고 있다"며 "국민을 실망시키며 분열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각기 정치놀음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모두를 싸잡아 비난했다.
김 고문은 우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은 무기력하고 정권은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은 매일 교과서 같은 말을 쏟아내지만 알맹이가 없고 매가리가 없다"며 "쇠고기파동 이후 그는 과단성과 결단력을 잃었고 국민은 그에 대한 신뢰를 잃었으며 야당과 좌파는 그를 깔보기 시작했다. 국회 폭력사태도 거기에 연유한다"며 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촛불사태때 강력대응하지 못한 데서 찾았다.
그는 이어 화살을 박희태-홍준표 한나라당 지도부로 돌려 "여당의 지도부는 한마디로 지리멸렬 그 자체"라며 "원외(院外)인 당대표도 무기력해 보인다. 누구도 그에게 무게를 두지 않아 그야말로 물 위에 뜬 기름 같은 처지다. 원내에서 당을 이끈다는 원내대표는 172석의 다수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힘에 겨운 모습이다. 앞으로 나가지도(강행) 못하고 뒤로 물러서지도(협상) 못하는 무능력의 표본"이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박근혜 전대표에 대해서도 "여당 내 최고의 실력자는 자신의 '당내 야당' 역할을 너무 의식했던지 때로 야당에 못지않은 '반대자'로 변신해 그가 여당인지 야당인지 헷갈린 적이 많다"며 "당이 진통할 때는 딴전 보고 있다가 막판에 나타나 스스로 정치권의 대모(代母)인 양 '재판'을 한다. 야당이 'MB악법'이라며 폭력으로 저지하고 있는 여당의 법안들을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는 법'이라며 단칼에 매도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야당에도 국민에게 희망과 믿음을 주는 지도자는 안 보인다. 야당의 굴레를 뛰어넘어 무엇이 국민과 나라에 이로운 것인지의 차원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정치인은 찾아볼 수 없다"며 "지도자 없는 '도토리 야당'으로 4년 후를 기약할 수는 없다"고 힐난했다.
이처럼 여야를 싸잡아 질타한 그는 "기존의 정치지도자들을 우리 미래의 항로 지도에서 지워버리고 새로운 지도자 또는 지도자그룹을 떠올려야 한다. 미국이 오바마를 만들어낸 것처럼 말이다"라며 "돼먹지 않은 언필칭 '지도자'들에게 관념적으로, 맹목적으로 이끌려 다니지 말고 새로운 지도자를 키워내는 일에 눈을 돌려야 한다"며 새 지도자를 키울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새로 키울 지도자가 누구인지, 어떤 조건을 갖춘 인물이어야 하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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