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1박2일 원조'는 전여옥"
4년전 '13박14일' 동안 국회 점농하던 전여옥 사진 공개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요즘 민주당의원들은 모조리 '1박2일'프로그램 출연진으로 전업을 한 듯하다"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산낙지를 데쳐먹고 자일을 몸에 감는 인간사슬 놀이는 '1박2일'소재로 한치도 모자람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다만 차이라면 강호동씨의 '1박2일'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저들의 '9박10일'은 국민들의 복장을 터지게 할 뿐"이라고 비난했었다.
진 교수는 그러자 4일 진보신당 당원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2004년말 한나라당의 국회 본회의장 점거농성때 전 의원이 담요를 걸치고 잠든 사진을 발굴해 공개하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저렇게 곤히 잠든 모습을 보라"며 "지금 저것이 지중해 지방의 시아스타(낮잠)가 아니라면, 저게 1박2일의 원조일 것"이라고 비꼬았다.그는 "이게 2004년이라니까, 민주당보다 저작권이 한 4년 앞선다"며 "또 그 날이 12월 31일이었다고 하니, 1박 2일 2004년 송년특집이었던 셈"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그는 이어 "아, 그보다 조금 앞서 당시 한나라당은 국회점거를 9박10일이 아니라, 13박14일 동안 했다"며 2004년 당시 한나라당이 민주당보다 더 장기 농성을 했음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더 나아가 "다음해인 2005년 5월에는 한나라당의 의원 네 명이 CCTV 카메라를 청테이프로 막고, 의사봉을 내다버리고, 마이크의 줄을 절단하고, 출입문에 못질까지 하며 활극을 벌였다"며 "이건 '주유소 습격 사건'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다. 후에 이들이 점거했던 법사위 회의실 안에서는 바둑판이 발견됐다"고 과거 한나라당의 본회의장 점거 행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또 "바둑 둘 아이큐는 안 되어 보이고, 아마 거기서 알까기를 했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비아냥댄 뒤, "아무튼, 이 정도면 '1박2일의 소재로 한치도 모자람이 없지 않을까?' 다만 차이라면, 강호동씨의 1박2일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저들의 13박14일은 국민들의 복장을 터지게 할 뿐"이라며 전 의원의 발언을 빗대 전 의원 등 한나라당을 비꼬았다.
그는 "이런 짓 했던 분들이 그새 얼마나 지났다고 이제 와서 얼굴 바꾸고 딴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인간중심주의(anthropocentrism)를 비판하던 포스트모던 철학자들의 주장이 맞는 것 같다"며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제작한 어느 다큐멘터리를 보니, 원숭이도 몇 년 전의 일을 기억한다고 하더라. 그런데 호모 사피엔스로 태어나 불과 몇 년 전 일을 기억 못하는 것을 보면, 인간들이 착각하는 것과 달리, 호모 사피엔스는--아니, 적어도 그 종에 속하는 개체들 중의 일부는--다른 영장류에 비해 그리 뛰어난 동물은 아닌 것 같다"고 한나라당을 원숭이보다 못한 존재로 깔아뭉갰다.
그는 의자를 붙여 담요를 덮고 자는 전 의원의 4년전 본회의장 점거 사진을 다시 가리키며 "호모 사피엔스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진 속의 저 개체는 왜 편한 방을 마다하고 굳이 저렇게 의자를 갖다 대고 불편하게 자는 걸까?"라고 비아냥대는 것으로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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