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한미군기지 환경오염 정화비 12조, 한국이 전담키로

1년 줄다리기 끝에 백기항복, 환경단체 "환경주권 사형선고 받아"

주한미군 반환 기지의 환경오염 정화 비용을 둘러싸고 지난해 6월부터 1년 넘게 끌어온 환경오염 치유협상이 사실상 우리 정부의 백기항복으로 결론났다. 미국의 압박에 국방부-외교부가 동조하고 환경부가 굴복한 결과다.

'오염자 부담원칙' 공언하던 정부, 결국 미국측 요구 전면 수용

한.미 양국은 13일부터 이틀동안 서울에서 제9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를 갖고 환경오염조사가 이뤄진 29개 기지 중 15곳을 한국이 반환받기로 합의했다고 14일 밝혔다. 특히 경기도 화성의 매향리 사격장 등 반환 될 15곳의 미군기지는 지난 4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오염치유를 완료했다고 밝힌 기지들이다.

그러나 미국이 오염을 정화했다고 밝힌 이들 기지들은 지하유류탱크 제거, 사격장 표적 부근 오염 치유 등 기본적인 오염에 대해서만 치유한 것으로, 정작 중요한 토양오염이나 지하수 오염 등에 대한 치유는 실시하지 않아 문제가 됐던 곳이다. 이에 우리정부는 ‘오염자부담 원칙’을 내세워 이들 반환될 미군기지에 대한 오염정화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럼에도 이 날 한.미 회의에서 우리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 결국 천문학적 액수의 미군 기지 내 토양, 지하수 오염 정화 비용을 고스란히 우리 국민이 떠안게 생겼다. 더욱이 오는 2011년까지 추가로 반환될 44곳(전체 반환대상 59개 미군기지)의 미군기지에 대한 오염정화 원칙도 이 날 한.미 양국의 합의를 따를 가능성이 커 우리국민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번 협상은 오는 2011년까지 추가로 반환 될 44곳의 미군기지에 대한 가늠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우리정부의 추가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주한미군 홈페이지


도대체 토양오염 정화에 얼마가 들기에...

한.미 양국이 토양오염 정화 문제를 놓고 오랜 기간 줄다리기를 한 것은 그 비용 때문이다.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은 지난 2002년 7월, 신은성 국가안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이 합참 소식지에 게재한 논문을 근거로 반환받을 59개 미군 기지의 토양 오염 치유 비용으로 약12조원 가까운 액수를 산정하고 있다.

신 연구관은 논문에서 반환예정 미군기지에 대한 치유비용으로 미군 기준(미 국방부 오염기준)을 적용하여 대략 9조6천억원으로 추정한 바 있다.

단 의원은 2002년에 비해 2005년 현재, 반환기지가 5천1백67만평으로 늘어난 만큼 ‘5167만평(반환예정 공여지면적)×27만5천3백원(평당오염치유비용)×0.57(미 국방부 오염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무려 12조3천억원의 오염치유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했다.

환경단체 "오늘로 한국의 환경주권 사형선고 받아"

협상결과가 알려진 14일, 녹색연합은 긴급 논평을 통해 “오늘 한국의 환경주권은 사형을 선고받았다”며 "한국정부는 주한미군이 눈에 보이는 쓰레기만을 치운 기지를 되돌려 받게 생겼다”고 질타했다.

녹색연합은 지난 2월 언론에 공개된 ‘캠프 하우즈’ 기지의 유류오염 실태는 한국 토양법상 오염기준을 40배이상 초과하였으며, 납과 카드뮴의 중금속 오염도 기준치의 2배에 이르는 점을 고려, 반환기지의 오염정화의 본질은 토양오염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녹색연합은 “한국국민의 80%가 반환되는 미군기지 환경오염을 주한미군이 책임지고 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하였음에도, 한국 국민들의 이같은 바람은 두 명의 여중생이 미군장갑차에 짓밟혔듯이, 주한미군에 의해 오늘 무참히 짓밟혔다”고 개탄했다.

녹색연합은 환경 주무부처인 환경부의 직무유기를 질타한 뒤 “환경오염 정화 책임에 대해 주한미군이 안일한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몰고 간 국방부와 외교부도 그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 또한 이 과정에서 청와대가 어떤 조정 기능을 하였는지도 밝혀내어야 한다”며 굴욕 협상 결과에 대한 책임론을 거론했다.

녹색연합은 또 “한국 정부가 환경 분야에서 불변의 진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오염자부담원칙’을 가지고도 최소한의 성과도 이루어내지 못하는 이 현실에서 현재 한국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미 FTA 협상의 결과는 미국의 이익에 철저하게 복무되도록 규결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판단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에 반환되는 15개 미군기지는 캠프 하우스와 스탠턴, 자이언트, 보니파스, 리버티벨, 그리브스, 맥냅, 자유의 다리, 콜번, 라과디아, 님블, 유엔컴파운드, 찰리블럭,매향리 사격장 등이다.
김동현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7 17
    hermes

    배알도 없는 정부관료들..
    특히 국방부,외교통상부 관계자들 이 사람들은 어느 나라 사람들인지 궁금하다.
    사사건건 미국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궁색한 변명만 일삼는 이들 일제치하의 친일
    관료들 보다 더 했으면 더 했지 결코 부족하지않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