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토트넘, '레드냅 효과'로 팀분위기 반등

레드냅 감독 부임 후 볼튼-리버풀 연파. 3경기서 2승 1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해리 레드냅 감독의 부임 이후 극적으로 부활하고 있다.

후안 데 라모스 전임 감독이 지휘봉을 쥐고 있던 시즌 초반 8경기에서 단 1승도 없이 2무 6패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리그 최하위에 처져있던 토트넘은 레드냅 감독 부임 다음날인 지난달 27일(한국시간) 볼튼 원더러스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둔 데 이어 같은달 30일에는 '빅4' 아스널과의 원정경기서 2-4로 뒤지다 후반 종료 2분을 남기고 내리 2골을 퍼부어 4-4의 승리와도 같은 무승부로 승점을 챙겼다. 이어 지난 2일 리버풀전에서는 멋진 2-1 역전승으로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그 결과 토트넘은 11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2승 3무 6패, 승점 9점으로 EPL 20개 구단 가운데 여전히 최하위에 랭크됐지만 10위 맨체스터시티와 승점에서 3점밖에 차이가 없는 그야말로 질적으로 다른 꼴찌가 됐다. 시즌 초반에 매 라운드 경기 결과에 따라 중위권 순위로 단숨에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상황의 꼴찌는 사실상 꼴찌가 아니다.

토트넘의 극적인 부활의 뒤에는 역시 '레드냅 효과'가 버티고 있다. 최근 유럽 현지 언론들의 보도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는 사실은 전임 라모스 감독이 선수들과 의사소통, 선수기용, 전술운용 등 여러가지 이유로 불화를 겪은 반면 레드냅 감독은 선수들과 일일이 대화하며 선수들을 하나의 팀으로 묶는 데 성공했다는 것.

디비타르 베르바토프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것으로 두고 라모스 감독이 '배신'으로 표현했지만 정작 라모스 감독에게 배신감을 느낀 당사자는 베르바토프였고, 데런 벤트와 파블류첸코가 나란히 그라운드에서 호흡을 맞출 수 없을 것이라는 라모스 감독의 판단은 결국 형편없는 오판이었음이 토트넘의 최근 경기에서 드러나고 있다.

반면 강등권 위기에 있는 팀을 살려놓는데 일가견을 지닌 지도자로 정평이 나있는 레드냅 감독은 토트넘의 사령탑에 오른 이후 단기간에 선수들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미러>는 4일 ‘왜 선수들은 레드냅 감독을 따르는가’라는 보도를 통해 그의 리더십 실체를 축구를 통한 친화력으로 분석했다. 선수의 국적에 관계없이 축구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그라운드에서 모든 힘을 쏟아 부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

지난 2일 리버풀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결승골을 터뜨린 토트넘 공격수 로만 파블류첸코는 4일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레드냅 감독은 참 유쾌한 사람이다. 여러가지 색깔을 지니고 있는 그를 모든 선수들이 좋아한다”며 “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한 그를 우리는 신뢰한다”고 레드냅 감독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1992년 EPL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겪은바 없는 강등이라는 치욕을 피하기 위해 영입된 레드냅 감독이 단 3경기만에 토트넘을 강등권 탈출은 물론 리그 최정상의 팀과 붙어도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예전의 전력을 지닌 팀으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축구에 있어 감독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증명해보이는 '레드냅 효과'가 아닐 수 없다.

EPL은 아직 반환점을 돌기까지도 8경기나 남겨두고 있다. 리그 전체를 따지면 27경기나 남아있다. 아직 갈길이 많이 남아있는 시즌이기에 '레드냅 효과'가 팀을 어느 수준까지 올려놓을 것인지 팬들은 궁금할 따름이다.
임재훈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