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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대 교육부, '차등성과급' 놓고 재충돌

교육부 "향후 차등 성과급 더 확대해 나가겠다"

교육부가 '교원 차등 성과급'을 이르면 이 달 안으로 교원들에게 실제로 지급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에 반대하는 교사들이 8월초 성과급 반납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 전교조와 교육부 충돌이 재연될 전망이다.

현행 교원 성과급은 지난 2002년부터 전체의 90%를 균등지급하고 나머지 10%에 한해서만 호봉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중앙인사위원회는 "교사들도 일반 공무원처럼 성과급의 차등지급 폭을 늘리라"고 권고했고, 이에 대해 교육부는 교원성과급을 30%이상 차등지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더 나아가 교육부는 향후 차등 지급폭을 50%에서 많게는 70%까지 늘리겠다는 방침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11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차등성과급 강행 규탄 및 10만 교사 반납 결의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의 차등성과급 지급 중단을 촉구했다.

전교조는 지난 6월 19일부터 전국 조합원들을 상대로 성과급 반납결의 서명을 받아왔다. 서명률이 높은 대전,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이번 달 8일까지 모두 10만4백54명의 교사들의 반대서명을 받아냈다.

이는 전교조 전체 조합원의 1백14.5%에 달하는 것으로 전교조가 아닌 일반 교사들의 차등 성과급 지급에 대한 반발을 의미하는 수치다. 성과급 총액으로 따져도 족히 1천억원을 넘는 액수다.

이성대 전교조 조직실장은 “이번 서명은 단순히 차등성과급에 반대한다는 의사 표현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차등성과급이 강행되면 전액 반납하겠다는 결의 동맹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또 “객관화시키기 어려운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몇 가지 기준에 따라 재단하여 차등성과급을 지급하려는 의도는 교사들에 대한 통제 강화와 구조조정의 획책에 있다는 점에서 현장 교사들의 분노가 크다”고 주장했다.

장혜옥 전교조 위원장 역시 “획일적 잣대에 의한 외형적 성과를 강요하는 차등성과급이 학교 교육력을 저하시키고 학생을 반교육적 경쟁으로 내몰게 되는 현상은 이미 다른 나라에서 입증되고 있다”며 “교육부총리 이취임의 첫 작품이 반교육적 차등성과급 강행임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차등성과급의 재원은 별도 편성된 것도 아니고 교사들에게 균등하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의 일부를 떼어내서 확보한 것”이라며 “차등성과급 수용은 동료교사의 임금을 가로채라는 말과 같다”며 “정부가 교사의 임금 문제를 언론인.학부모의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다고 하는데 국민 여론에 따라 노동자의 임금을 결정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개탄했다.

결론적으로 장 위원장은 “성과급제도개선위원회라는 기구 자체가 기만적인 것”이라고 교육부의 일방적인 차등 성과급 지급 강행 처리에 반발했다. 전교조는 이번 달 15일까지 차등 성과급 지급 반대 2차서명을 끝내고 교육부의 일방 강행처리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전교조 대 교육부, 성과급 차등외 산적한 교육현안 놓고 기 싸움

반면 교육부는 전교조의 조직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11일 성과급제도개선위원회를 열어 차등 성과급 지급 정책을 밀어부친다는 입장이다.

특히 교육부는 늦어도 이번 달 안으로 차등 성과급 지급계획을 마무리짓고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부터는 전국 교사들에게 차등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이와관련이민숙 전교조 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단 하루 성과급제도개선위원회를 열어 정부 정책을 밀어붙이는 그 과정만 봐도 차등 성과급 지급이 얼마나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만약 교육부가 끝내 교사들에게 성과급을 차등해서 지급한다면 지급받은 성과급을 반납하는 투쟁으로 전개할 수밖에 없다”고 교육부에 경고했다.

한편 전교조는 차등성과급 지급 문제이외도 ▲입시중심 방과후학교 중지 ▲교장선출보직제 실시 ▲최대개념 표준시수 법제화 등 4대 요구안을 내걸고 6~7월을 ‘집중투쟁 선포기간’으로 정했다.

전교조는 요구사항 관철을 위해 장 위원장이 직접나서 지난 달 9일부터 33일 넘게 교육부 앞 철야노숙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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