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이승엽(32)이 센트럴리그 챔피언결정전 격인 클라이맥스시리즈 3차전에서 쳐낸 결정적인 홈런에 대해 모처럼 만족스런 소감을 밝혔다.

이승엽은 24일 도쿄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곤스와 클라이맥스 시리즈 3차전을 마친 뒤 "올해 일본에서 친 홈런 중에 가장 의미있는 홈런이었다"고 평가하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승엽은 이날 2-3으로 끌려가던 6회말 2사 2.3루에서 상대 선발 가와카미 겐신으로부터 경기를 뒤집는 3점 홈런을 뽑아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3명이 다 죽으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 상황이라 어떻게든 치려는 생각이었다"며 "어제 직구로 홈런을 쳤기 때문에 포크볼을 노리고 있었다"며 가와카미와 수싸움에서 이긴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클라이맥스 시리즈에서 가와카미의 포크볼에 당한 기억이 있는 이승엽은 "포크볼이 볼로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스트라이크로 들어와서 오래간만에 완벽한 느낌으로 홈런을 쳤다"고 돌이켰다.

그는 이어 "최근 움직임과 컨디션은 좋았다"며 "타격감은 확실히 돌아왔지만 주니치 투수들이 확실히 좋은 투수들이기 때문에 홈런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12회 연장 끝에 무승부를 기록한 요미우리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거둘 경우 일본시리즈에 진출하게 되기 때문에 이승엽의 이날 홈런은 결승 홈런이나 마찬가지였다.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결정적일 때마다 홈런을 치는 것에 대해서는 "단지 운이 좋을 뿐이다. 운이 아니라면 나보다 실력이 더 좋은 타자들이 많은데 그들이 더 많이 치는 게 온당하다"며 겸손함을 표시했다.

그는 이어 "팀이 막판에 역전을 허용했지만 무승부는 이긴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기쁘다"며 "주니치는 좋은 팀이지만 좋은 결과를 내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