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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폰, '안정환 쇼크' 딛고 야신상 수상

월드컵 본선 등 7경기서 2골만 허용

이탈리아의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이 드디어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골키퍼 반열에 올랐다.

독일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www.fifaworldcup.com)는 10일(한국시간) 본선리그 3경기 등을 포함해 모두 7경기에서 단 2골만 내주며 이탈리아를 통산 4번째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골키퍼 부폰을 야신상 수상자로 선정해 발표했다.

본선 7경기동안 필드골 단 1골도 허용하지 않아

이번 대회에서 부폰이 실점한 2골은 1골이 동료선수의 자살골이었고, 또 1골은 결승전에서 지단에게 내준 페널티킥 골이었다. 필드골은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물론 선배 이탈리아 골키퍼인 월터 쳉가가 보유중이었던 월드컵 517분 연속 무실점 기록을 갈아치우진 못했지만 무려 460분동안 이탈리아 골문안으로 공이 들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부폰은 프랑스와의 결승전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다섯 번째 승부차기는 무조건 막았을 것이다. 하지만 동료 선수들이 워낙 훌륭해서 그런 기회조차 내게 주지 않았다."며 승리의 공을 동료선수들에게 돌리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서 설기현, 안정환에 실점하며 8강진출 실패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안정환에게 골든골을 허용하고 골문안에 넘어져 있는 부폰 ⓒ연합뉴스


부폰의 야신상 수상이 더욱 더 빛나는 이유는 4년전인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당한 8강진출 실패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다시 도전한 월드컵 무대에서 일궈낸 결과라는 점 때문이다.

4년전이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부폰은 24살의 비교적 어린 나이로 이탈리아의 수문장 자리를 꿰차고 기세등등하게 16강전에서 한국팀을 상대했다. 1994년 파르마에서 프로선수로 데뷔, 2001년 이탈리아 최고명문구단인 유벤투스로 이적하며 탄탄대로를 달리던 부폰에게 2002년 한일월드컵은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였다.

부폰에게 한국과의 16강전은 그저 8강전을 대비한 워밍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뜻밖의 일이 벌어지며 부폰은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경기 전반 비에리의 헤딩 선제골로 1-0으로 앞서가며 여유있는 승리가 예상되던 후반 종료직전, 부폰은 한국의 설기현에게 믿기힘든 동점골을 허용했다.

그리고 곧바로 맞이한 연장전에서 한국은 부폰을 상대로 통렬한 결승골든골을 뽑아낸다. 당시 이탈리아 리그 페루자 소속이던 안정환이 이영표의 긴 크로스를 헤딩슈팅으로 연결, 부폰의 손이 닿지 않는 골 모서리로 집어넣은 것이다.

안정환은 환호하며 수많은 카메라맨들 앞에 드러누워 승자의 기쁨을 만끽했고, 부폰은 골문에 주저 앉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관중석에서 한국응원단이 펼쳐놓은 'AGAIN 1966'이라는 카드섹션의 문구만이 너무도 아프게 가슴에 박힐뿐이었다.

2002년 아픔딛고 이탈리아 독일월드컵 우승이끌며 야신상 수상

그리고 4년이 지난 2006 독일월드컵에서 부폰은 4년전의 아픔과 교훈을 가슴에 품고 눈부신 선방행진을 펼쳐나갔다. 부폰이 없었다면 빗장을 열어젖힌 이탈리아의 자신있는 공격전술은 결코 빛을 발할 수 없었다. 4년이란 시간은 부폰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어버렸다.

이번 대회 야신상 수상자로 선정된 부폰은 4년후인 2010년 남아공화국에서 벌어지는 월드컵대회에도 부상 등 큰 변수가 일어나지 않는 한 이탈리아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부폰이 2002년의 실패를 통해 아픈만큼 성숙해진 자신의 면모를 2006 독일월드컵 야신상 수상으로 입증했다면 2010년 남아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월드컵 우승과 야신상 수상자로서의 경험과 관록으로 더욱 더 철벽같이 이탈리아의 골문을 지켜낼 것으로 기대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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