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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라치, '역적'에서 '영웅'으로

프랑스에 선제 페널티킥 허용한 이후 동점골 성공시켜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의 '맨 오브더 매치'는 이탈리아의 미드필더 피를로가 선정되었다. 그러나 이 결승전의 '숨은 키플레이어'는 바로 수비수 마테라치였다.

이탈리아 역전 승부차기 승리 발판 마련

마테라치는 이 날 결승전에서 전반 6분경 문전을 파고들던 프랑스 말루다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려 프랑스에 페널티킥을 허용, 지단에게 페널티킥 골을 헌납하면서 경기 초반 주도권을 프랑스에 넘겨주는 역할을 했다. 만약 이탈리아가 지단의 페널티킥 골에 발목을 잡혀 우승을 놓쳤다면 이탈리아인들 가슴속에 영원히 '역적'으로 남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마테라치는 불과 10여분만에 자신의 실수를 완전하게 만회하며 팀의 역전 승부차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반 19분경 마테라치는 수비수임에도 공격에 가담, 프랑스 오른쪽 코너에서 피를로가 올려준 코너킥을 193cm의 장신을 이용한 헤딩슈팅으로 연결하며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결국 마테라치의 동점골은 양팀 통틀어 이 경기의 마지막 골이 되었고,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를 해야했다.

골치거리 지단 심리전 펼친 끝에 퇴장 유도, '숨은 맨 오브더 매치'

마테라치는 연장전에서도 보이지 않는 공헌을 이탈리아 팀에 선사했다. 지단과의 심리전을 펼쳐 퇴장을 이끌어낸 것이다. 연장 후반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아 이탈리아 문전에서 지단과 몸싸움을 벌이던 마테라치는 지단에게 무슨 말인가를 건넸고 이에 격분한 지단이 자심의 머리로 마테라치를 들이받아 마테라치는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주심은 이 상황을 보지 못했고, 그라운드에 누워있는 마테라치를 가리키며 이탈리아 선수들이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이 상황을 지켜본 선심이 주심에게 지단의 '박치기' 상황을 설명했고 주심은 지단에게 가차없이 레드카드를 꺼내들어 퇴장선언을 했다. 지단에 대한 퇴장선언에 항의하던 프랑스의 말루다도 옐로우카드를 받았다.

연장 전반 상황은 누가 봐도 프랑스의 상승세였다. 특히 지단은 연장 전반 사뇰의 크로스 연결을 강력한 헤딩슈팅으로 연결, 부폰의 선방으로 막히긴 했으나 이탈리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 전후반도 모자라 연장까지 들어서도 지단을 수비하는데 골치를 썩고 있던 이탈리아 수비진에게 지단의 퇴장은 앓던 이를 뽑아준격이었다. 마테라치가 그 역할을 해낸것이다.

결국 이탈리아는 승부차기에서 5명의 키커가 모두 침착하게 페널티킥 골을 성공시키며 트레제게가 실축을 범한 프랑스를 5-3으로꺾고 24년만에 월드컵 우승트로피를 가슴에 안을 수 있었다. 만약 '숨은 맨 오브더 매치'를 선정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마테라치의 몫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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