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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이탈리아, 승부차기는 없다

양 팀 골챤스 얻기 힘들듯, 적은 기회에서 최고의 집중력 보여야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만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승부는 결국 문전에서의 집중력과 정확성에서 결판이 날 가능성이 높다. 조별예선과 토너먼트를 거치는 과정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양 팀의 수비잔이 허용한 실점은 '제로'에 가깝다.

이탈리아는 필드골 허용은 단 한 골도 없고 자책골로 1점을 실점했을 뿐이다. 프랑스는 한국과의 경기에서 박지성에게 허용한 골이 유일한 필드골 실점이고 16강전에서 만나 스페인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 모두 2골을 허용했다.

조별예선 포함 6경기 동안 이탈리아 1실점, 프랑스 2실점

이탈리아와 프랑스 양팀이 지금까지 펼쳐온 12경기에서 두 팀의 실점은 단 3점이다. 이쯤되면 수비에 관한 한 두 팀은 '무결점'이라고 평가해도 지나친 평가는 아닐듯 하다.

이런 결과를 놓고 상대 팀들의 공격력이 빈약한 탓으로 돌릴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월드컵에 출전한 어떤 팀도 그 수많은 기회에서 번번이 골을 놓쳐버리는 수준의 팀은 없다. 특히 16강 토너먼트 이상 진출한 팀들의 경우 언제든 경기당 2골 이상씩은 터뜨릴 수 있는 공격전술과 걸출한 포워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12경기에서 3골만을 허용한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실점률은 두 팀의 수비조직력과 대인마크능력이 매우 우수했고, 상대 공격진에 허용한 골챤스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탓으로 무실점에 가까운 실점률을 보인것이다. 따라서 양 팀간의 결승전에서도 수비조직력이 무너져 대량득점이 나는 상황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공격력은 어떨까? 프랑스는 조별예선과 토너먼트 경기를 합쳐 6경기동안 총 8골을 성공시켰다. 반면 이탈리아는 6경기동안 11골을 성공시켰다. 일단 득점력면에서 이탈리아가 프랑스를 앞서는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이탈리아는 8강전에서 우크라이나에 3골, 4강전에서 주최국 독일을 상대로 연장전 막판 2분 사이에 2골을 몰아넣으며 최근 두 경기에서 5골을 뽑아내는 공격력 상승세를 과시하고 있다.

이탈리아 골 넣은 선수 많고, 프랑스는 앙리에 집중

이탈리아 공격의 최대장점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많다는 점이다. 주득점원인 루카 토니를 비롯, 토티, 델 피에로, 잠브로타, 질라르디노, 이아퀸타, 마테라치 등 공격수와 수비수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득점을 올리고 있어 특정한 선수에 대한 집중마크에 어려움이 있다. 득점루트가 막혀있다가도 일순간 다른 곳에서 득점이 나는 상황이 반복된 끝에 결승까지 진출한 이탈리아다. 결승전에서도 그런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탄탄한 미드필더진을 바탕으로 한 높은 볼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득점루트가 앙리로 거의 집중되다시피 한 상황이다. 앙리는 한국과의 조별예선에서 선제골을 성공시킨 바 있고 지난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 결승골을 성공시키는 등 승부를 결정지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정확하게 결정을 지어주는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으나 소속팀인 아스날에서의 폭발력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프랑스팀에는 앙리이외에도 지단을 비롯해 윌토르, 비에라, 트레제게 등 개인적인 능력이 출중한 공격수들도 포진해 있긴 하나 공격작업의 마지막 결실인 골로 연결시키는 능력에선 부족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골챤스를 맞음에도 불구하고 정확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수조화, 체력면에서 이탈리아 다소 우세, 프랑스 선취득점 우승관건

이렇게 본다면 공격력과 수비력의 조화면에서 이탈리아가 프랑스에 다소 앞서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그리고 체력면에서 봐도 후반전에 들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프랑스에 비해 젊은 선수들이 많은 이탈리아가 다소 우세하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이런 모든 객관적인 전력예상을 뒤집을 수 있는 한 가지 변수는 결국 전후반 또는 연장전까지 이어지는 승부에서 몇 번 만나기 힘든 기회에서 어느 팀이 집중력과 정확성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지키는 축구'에 관한 한 두 팀은 이번 대회기간 중 거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아무리 잘 지켜봐야 무승부가 전부다. 연장전까지 가서도 골이 안난다면 승부차기를 해야하는데 그런 상황을 '승부차기 징크스'를 가진 이탈리아 입장에선 절대적으로 원치 않을 것이다. 프랑스도 승부차기에서 지는 상황은 원치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정규 경기시간 안에 양 팀은 어떻게 해서든 골을 넣으려 할 것이지만 양 팀의 수비력을 감안한다면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결국 그 적은 기회에서 어느 팀이 정확성을 발휘하는냐가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전력적으로 다소 열세가 예상되는 프랑스의 입장에선 선제골 성공시키는 것이 우승의 관건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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