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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의 유한열 등 인터뷰 전문]

공성진측 "국방부에 알아본 적 있어", 맹형규측 "봉투 안받았다"

유한열 한나라당 상임고문 등이 통신업체로부터 6억원을 받은 사실을 최초로 취재, 청와대가 이 사실을 검찰에 고발토록 한 주간 <시사저널>이 11일 인터넷판을 통해 그동안 취재 결과를 상세히 공개했다.

<시사저널>은 돈을 건넨 통신업체 사장의 진술과 통장사본을 근거로 유 상임고문 등을 압박, 검찰 수사를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시사저널>은 사건 전모를 밝힌 기사와, 사건에 연루된 유 상임고문 인터뷰 및 공성진-맹형규측 해명 기사, 그리고 김윤옥 여사 친인척이 관여하고 있는 아태환경NGO 미스테리 기사 등 3건의 기사를 공개했다. 다음은 <시사저널> 보도기사 중 유한열 고문 등과의 인터뷰 전문. <편집자 주>

유한열 상임고문, 공성진 최고위원측 김시섭 보좌관, 맹형규 정무수석측 강원석 보좌관 인터뷰

유한열 상임고문
“결코, 돈 받은 적 없어. 통신사 사장 한 번 만났다”


유한열 전 의원은 거론되는 이들과 만난 것은 인정했으나 로비를 했다거나 돈을 받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8월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유 전 의원을 한 시간가량 만났다. 그는 기자에게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라고 여러 차례 당부했다.

국방부 광대역 통합망 사업과 관련해 돈을 받고 로비를 벌였다는데.
-정치를 20년 한 사람이다. 결코, 돈을 받은 적이 없다. 국책 사업인데 안 된다고 해서 다 끝난 일이다. 전 정권에서 다 결정했다.

2억3천만원을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누가 그런 말을 하나. 그런 적 없다.

한덕영·이승준·김재현, 이들을 아는가.
-안다. 김재현은 고향인 충남 금산 후배이고, 이승준은 인근인 충남 온양 출신이라 알고 지냈다. 한덕영은 이들의 소개로 올 초 처음 만났다.

이 일 때문에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에게 청탁하지 않았나.
-공의원에게 이와 관련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 공의원은 이 건과 관련이 없다.

공의원측에서는 만났다고 말한다. 그래서 국방부에도 알아보았다는데.
-이 건과 관련해 만난 적은 없다. 아는 후배여서 강남 사무실에 혼자 찾아가 밥을 먹었을 뿐이다. 공의원이 국방부에 알아볼 이유가 없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ㄷ사 이 아무개 사장을 만난 적이 있나?
-한 번 만났다.

맹형규 정무수석도 이 건과 관련해 만난 것으로 안다.
-맹수석과 사업 얘기를 한 적이 없다. 인수위 때 밥 먹자고 해서 삼청동에 가 점심 먹은 것이 전부다. 그때 이후로 통화하거나 만난 적이 없다.

공성진 최고위원측 김시섭 보좌관
“국방부에 알아본 적 있어. 유한열 전 의원이 떼를 썼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은 보좌관을 통해 “나는 이 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 나도 피해자다. 이 건과 관련해 통화하고 싶지 않다”라는 뜻을 밝혀왔다. 대신 사안에 정통한 김시섭 보좌관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다.

ㄷ사 일과 관련해 국방부에 알아본 적이 있나?
-있다. ㄷ사가 말하는 기술이 국방부가 채택한 것보다 앞선 기술인데 행정 편의주의 차원에서 채택하지 않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보았을 뿐이다. 국방부가 왜 한쪽 기술로만 몰아갔는지 조사하는 차원이었다. 정상적인 의정 활동의 일환이었다.

국방부측에서는 뭐라고 하던가?
-‘그것은 ㄷ사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 기술이 앞서 있다고 보기 어렵다. 지금 바꾸면 문제가 복잡해진다’라고 말했다. 어느 쪽이 맞는지 모르겠다. 민원을 확인해보는 것은 국방위원의 의무다. 그것이 전부다.

전화만 했나. 만나지는 않았나?
-두 번 전화했고, 한 번 만났다.

누구를, 어디서 만났나?
-내가 국방부 차관실에 갔다. 차관을 만나러 갔는데 차관이 지방 방문 중이라며 보좌관과 얘기하라는 메모를 남겨 차관 보좌관과 이야기했다. 국방부 담당 과장이 배석해서 ‘진전된 기술이 아니다’라는 내용을 설명했다.

국방부에 알아본 것은 공의원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인가?
-그렇다. (ㄷ사와 관계된 사람들이) 온다고 하니 들어보고 확인해보라는 지시를 받았다.

유한열 전 의원이 국회 사무실로 찾아온 적이 있나?
-있다. 하루는 급하게 찾아와 공의원을 만났다. 안 되는 것을 되게 해달라고 떼를 쓰며 귀찮게 했던 일이 있다.

이 건과 관련해 공의원이 돈을 받은 적이 있나?
-없다. 공의원은 의정 활동 차원에서 알아보았을 뿐이다.

공의원과 유 전 의원이 친한가? 평소에도 유 전 의원이 찾아오거나 한 적이 있었나?
-내 기억으로는 찾아온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맹형규 정무수석측 강원석 보좌관
“유 전 의원이 찾아와 봉투 주기에 받지 않았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을 듣고자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연락했더니 강원석 보좌관으로부터 만나자는 전화가 왔다. 그는 국회의원 시절에도 보좌관을 지낸 맹수석의 최측근 인사다.

ㄷ사 일과 관련해 맹수석이 인수위원으로 있을 때 유한열 전 의원과 만난 적이 있나?
-한 번 만났다. 맹수석은 당시 국회 국방위원이었다. 대학 선배이고 제안할 좋은 정책이 있다고 해서 만났다. 유 전 의원이 ㄷ사 사장 이 아무개씨와 또 다른 인사 한 명과 함께 찾아왔다.

무슨 일이 있었나?
-당시 이들은 ㄷ사를 소개하는 팸플릿과 회사 실적, 기술력 등을 설명하는 수십 쪽의 자료를 건넸다. 유 전 의원의 체면도 있고 할 것 같아 일단 받았다. 또 유 전 의원은 같이 온 사람들을 내보낸 뒤 돈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봉투를 주려고 했으나 맹의원이 ‘선배님, 왜 이러십니까’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돈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그 뒤에 어떻게 했나?
-알아보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싶어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자료를 폐기했다.

그 후에 아무 연락이 없었나?
-3월 말쯤 팩스 세 장이 국회 사무실로 왔다. ㄷ사 이 아무개 사장의 진술서와 사건 관련자들의 명함을 인쇄한 것, 그리고 각서였다. 이사장은 의원님이 돈을 안 받은 것은 알고 있다며 도와달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어떻게 했나?
-보고를 받은 맹의원이 유 전 의원에게 전화해 화를 내며 잘 해결하라고 했다. 이사장과의 통화나 유 전 의원과의 통화 내용을 다 녹음해놓았다.

이번 일을 어떻게 보는가?
-단지 한 번 만난 일밖에 없는데 괜히 구설에 오를까 봐 걱정이다. 사실관계를 철저히 가려달라고 오늘(8월7일) 오후에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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