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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서 한달새 2조달러 증발

원자재-신흥시장서도 자금탈출, "주가폭락은 이제 시작" 분석도

지난 한달 동안의 전세계적 주가 급락으로 세계 주식시장에서 2조달러가 허공으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플레 우려와 금리인상으로 경기가 후퇴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식-원자재-이머징마켓에서 앞다퉈 돈이 빠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주식은 끝났나. 연초대비 주식투자수익률 마이너스로

뉴욕증시의 다우지수30은 5월 중순에 비해 8.2% 하락, 12일(현지시간) 종가로 올해 상승분이 완전히 소멸됐다. 나스닥지수도 지난 4월19일 도달했던 연중최고치에 비해 12.75% 급락했다.

지난 12일 9.11테러후 최대 낙폭을 기록한 도교 증시에서는 시가총액이 16조5천6백억엔 줄어들었다.

유럽시장에서도 지표가 되는 FTSE유로펀드300지수가 5월11일이래 11% 하락했으며, 12일에는 지난해 11월30일이래 최저치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머징마켓(신흥시장) 증시의 충격은 더 커, 이머징마켓의 대명사격인 인도의 SENSEX지수의 경우 지난 5월11일의 정점(1만2671)보다 28% 급락(13일 현재)하며 2천90억달러가 소멸됐다. 이는 연초 주가보다도 4% 마이너스로 돌아선 수치다.

세계 주식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MSCI 월드 인덱스는 5월초순의 고가에서 급락, 시가총액이 1조9천억달러(12%) 소멸했다. 이는 영국의 GDP(국내총생산)를 상회하는 액수다. MSCI 인덱스는 세계 모든 주식을 망라하고 있지는 않으나 시가총액의 변화를 보여주는 잣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유동성 장세로 호황을 구가하던 세계 증시 및 원자재-신흥시장 시장에서 일제히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홍콩 증시도 주가폭락에 고심하기란 마찬가지다. ⓒ연합뉴스


원자재값 폭락

금, 동, 원유 등 원자재 값도 폭락하고 있다. 세계경제 침체가 예상되면서 원자재 시장의 투기세력이 앞다퉈 차익 실현에 나섰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COMEX부문에서는 13일(현지시간) 동 선물 7월물 가격이 6.75%나 폭락하면서, 폰드당 3.0105달러로 거개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11일의 최고치 4.04달러와 비교하면 한달 새 35%나 폭락한 수치다.

금 시장에서도 투매세력이 쇄도해, 금 선물 8월분은 이날 7.3% 폭락한 온스당 5백55.80달러를 기록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6백달러선마저 붕괴했다. 이날 하락폭은 1일 하락폭으로는 1991년 1월17일이래 15년만의 최대치다. 금값은 지난 5월12일에는 26년만의 최고치인 7백32달러까지 치솟았었다.

유가도 큰 폭으로 떨어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분의 경우 전날보다 1.80달러 떨어진 배럴당 68.56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19일이래 최저치다.

신흥시장서 자금 이탈 중

신흥시장에서의 자금이탈 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금융정보전문기관인 이머징 포트폴리오 닷컴 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신흥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외국투자자금 규모는 8일까지 3주 동안에 85억달러에 달했다. 그 결과 MSCI 신흥국가 주식시장 인덱스는 5월10일 이후에 24%나 급락했다.

AG애드워드 앤 선즈의 주식담당 스콧 우렌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신흥시장과 상품시장에 참여했던 투자가들 사이에 투매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비관적 분위기가 강하다"며 "투자가들은 거액의 현금을 손에 쥐고 투자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이 최근의 세계적인 주가폭락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J.P.모건 체이스의 주식담당 아브히자드 차크라볼티는 "경기 감속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미 지표금리가 6%를 넘을 것이라는 견해가 부상한다면, 여름이 끝날 무렵부터 10월 초순에 걸쳐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가공스런 상황이 도래할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경기에 민감한 주식, 수요감소와 가격하락에 좌우되는 주식에 대한 투자를 피해야 하며, 하이테크주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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