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전야', 시민을 기다리며
<뷰스 칼럼> '집단적 시민의식'에서 '개인적 시민의식'으로
'폭풍 전야'
총선을 하루 앞둔 8일 분위기가 이렇다.
후보들은 단 한명이라도 더 자신의 지지표로 만들기 위해 시장 바닥과, 골목골목을 샅샅이 누비고 있다. 동네 곳곳에선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차량의 마이크 소리가 하루 종일 왕왕 울리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조용하다. 좀처럼 속내를 내비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침묵'이고 '폭풍 전야'다.
'폭풍 전야'와 구태 정치
지난번 대선 때 하고도 사뭇 다르다. 당시는 '이명박 질풍노도'였다. '노무현 심판론'이 선거 주류였다. 모두가 이명박 후보의 압승을 확신했다. 단지 얼마나 큰 표 차로 이기느냐가 유일한 관심거리였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적막강산이다. '이명박 질풍노도'도 사라졌다. '노무현 심판'도 사라졌다. 야당들의 '견제론' 절규와, 여당의 '안정론'이 맞부딛칠 뿐이다. 대다수 국민은 침묵하고 있다. 여론 흐름에 누구보다 밝은 택시기사들조차 "손님들이 정치 얘기를 도통 안한다. 과연 선거를 치루는지조차 모르겠다"고 할 정도다.
국민들이 침묵할수록 몸이 달아오르는 쪽은 후보들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막판까지 접전지가 줄지 않고, 부동층도 줄지 않는 특이현상이 계속돼 더욱 그렇다. 그러다 보니, 선거 막판 온갖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
경합지마다 돈다발이 무더기로 발견되고, 지역감정을 부추키는 망언들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도 난무한다. 부패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석연치 않은 막판 후보 사퇴들도 잇따르고 있다. 당선되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구태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내년 4월에 무더기 재보선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집단적 시민의식'에서 '개인적 시민의식'으로
선거판이 혼탁해질수록 국민들은 그만큼 차가와지고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 다수가 투표장을 찾지 않는 최악의 기권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선관위는 투표율이 50%를 밑돌지도 모른다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하지만 투표율이 낮아지기를 내심 학수고대하는 세력도 있다. '조직'으로 선거를 하려는 세력이다. '침묵하는 민심'을 두려워하는 세력이다. 제발 투표장 근처에 얼씬도 거리지 말고, 날씨가 화창해 산과 들로 벚꽃놀이나 가주기를 원하는 세력이 분명 존재하고 있다.
한국은 '시민사회'다. 한국은 현대사에 몇차례 빛나는 '집단적 시민의식'을 발휘, 전세계를 감동케 만든 명실상부한 시민국가다. 그때마다 한국의 시민의식은 한단계 한단계씩 차곡차곡 높아져왔다.
한 전직 대학총장은 이런 얘기를 한다.
"이제는 집단적 시민의식에서 개인적 시민의식으로 발전할 때다. 우리 사회가 수만, 수십만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야 문제가 풀리는 단계는 이제 넘어섰기 때문이다.
개인적 시민의식이란 국민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진정한 시민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 쌍둥이 빌딩이 불타면서 무너져내릴 때 미국민들은 모두 격노했다. 부시는 이를 이용해 석유자원의 보고인 이라크에 쳐들어가려 했다. 놀랍게도 이 때 미국민의 절반이 이라크 침공에 반대했다. 9.11테러와 이라크 침공은 연관성이 없는 별개의 사안이란 이유에서였다. 정권의 선전선동에 놀아나지 않는, 미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높은 시민의식의 발현이었다.
우리도 이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이런 시민의식을 갖춰야 할 때다."
4.9 총선의 본질
4.9 총선은 분명 다수 국민을 고민케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이번 선거가 보수정권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 보는 국민은 거의 없다. 작금의 혼란은 보수 세력내 헤게모니 쟁탈전의 성격이 짙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 보수진영이 2백석 가까이를 따낼 게 확실하다. 즉 일시적 '보수 분열'이기는 하나 '보수 위기'는 아님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의 본질은 '견제론'을 선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이다. 통합민주당을 비롯해 기타 진보야당들의 지지율은 현재 형편없다. 국민 다수가 '대안세력'이라고 믿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한마디로, 성이 안 찬다는 얘기다.
여기서 다수 국민의 고민은 시작된다. 어디서 딱 뿌러지는 조언을 구할 데도 없다. 개개인이 고민해 조용히 결론을 내려야 할 상황이다. '개인적 시민의식'이 요구되는 상황인 것이다.
모두의 예상을 보란듯 뒤엎는, 특히 투표장에 오지 않기를 원하는 세력들을 경악하게 만들, 투표장의 장사진을 기대해 본다.
총선을 하루 앞둔 8일 분위기가 이렇다.
후보들은 단 한명이라도 더 자신의 지지표로 만들기 위해 시장 바닥과, 골목골목을 샅샅이 누비고 있다. 동네 곳곳에선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차량의 마이크 소리가 하루 종일 왕왕 울리고 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조용하다. 좀처럼 속내를 내비치지 않는다. 말 그대로 '침묵'이고 '폭풍 전야'다.
'폭풍 전야'와 구태 정치
지난번 대선 때 하고도 사뭇 다르다. 당시는 '이명박 질풍노도'였다. '노무현 심판론'이 선거 주류였다. 모두가 이명박 후보의 압승을 확신했다. 단지 얼마나 큰 표 차로 이기느냐가 유일한 관심거리였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적막강산이다. '이명박 질풍노도'도 사라졌다. '노무현 심판'도 사라졌다. 야당들의 '견제론' 절규와, 여당의 '안정론'이 맞부딛칠 뿐이다. 대다수 국민은 침묵하고 있다. 여론 흐름에 누구보다 밝은 택시기사들조차 "손님들이 정치 얘기를 도통 안한다. 과연 선거를 치루는지조차 모르겠다"고 할 정도다.
국민들이 침묵할수록 몸이 달아오르는 쪽은 후보들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막판까지 접전지가 줄지 않고, 부동층도 줄지 않는 특이현상이 계속돼 더욱 그렇다. 그러다 보니, 선거 막판 온갖 구태가 재연되고 있다.
경합지마다 돈다발이 무더기로 발견되고, 지역감정을 부추키는 망언들이 계속 터져나오고 있다.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도 난무한다. 부패 냄새가 물씬 풍기는 석연치 않은 막판 후보 사퇴들도 잇따르고 있다. 당선되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구태가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내년 4월에 무더기 재보선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집단적 시민의식'에서 '개인적 시민의식'으로
선거판이 혼탁해질수록 국민들은 그만큼 차가와지고 말을 아끼고 있다. 자칫 다수가 투표장을 찾지 않는 최악의 기권 사태까지 우려되고 있다. 선관위는 투표율이 50%를 밑돌지도 모른다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하지만 투표율이 낮아지기를 내심 학수고대하는 세력도 있다. '조직'으로 선거를 하려는 세력이다. '침묵하는 민심'을 두려워하는 세력이다. 제발 투표장 근처에 얼씬도 거리지 말고, 날씨가 화창해 산과 들로 벚꽃놀이나 가주기를 원하는 세력이 분명 존재하고 있다.
한국은 '시민사회'다. 한국은 현대사에 몇차례 빛나는 '집단적 시민의식'을 발휘, 전세계를 감동케 만든 명실상부한 시민국가다. 그때마다 한국의 시민의식은 한단계 한단계씩 차곡차곡 높아져왔다.
한 전직 대학총장은 이런 얘기를 한다.
"이제는 집단적 시민의식에서 개인적 시민의식으로 발전할 때다. 우리 사회가 수만, 수십만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와야 문제가 풀리는 단계는 이제 넘어섰기 때문이다.
개인적 시민의식이란 국민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진정한 시민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의 예를 들어보자. 미국 쌍둥이 빌딩이 불타면서 무너져내릴 때 미국민들은 모두 격노했다. 부시는 이를 이용해 석유자원의 보고인 이라크에 쳐들어가려 했다. 놀랍게도 이 때 미국민의 절반이 이라크 침공에 반대했다. 9.11테러와 이라크 침공은 연관성이 없는 별개의 사안이란 이유에서였다. 정권의 선전선동에 놀아나지 않는, 미국민 한사람 한사람의 높은 시민의식의 발현이었다.
우리도 이제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이런 시민의식을 갖춰야 할 때다."
4.9 총선의 본질
4.9 총선은 분명 다수 국민을 고민케 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이번 선거가 보수정권의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 보는 국민은 거의 없다. 작금의 혼란은 보수 세력내 헤게모니 쟁탈전의 성격이 짙다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 보수진영이 2백석 가까이를 따낼 게 확실하다. 즉 일시적 '보수 분열'이기는 하나 '보수 위기'는 아님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총선의 본질은 '견제론'을 선택할 것인가, 말 것인가이다. 통합민주당을 비롯해 기타 진보야당들의 지지율은 현재 형편없다. 국민 다수가 '대안세력'이라고 믿지 않고 있다는 증거다. 한마디로, 성이 안 찬다는 얘기다.
여기서 다수 국민의 고민은 시작된다. 어디서 딱 뿌러지는 조언을 구할 데도 없다. 개개인이 고민해 조용히 결론을 내려야 할 상황이다. '개인적 시민의식'이 요구되는 상황인 것이다.
모두의 예상을 보란듯 뒤엎는, 특히 투표장에 오지 않기를 원하는 세력들을 경악하게 만들, 투표장의 장사진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