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 '동유럽 강호' 체코가 각각 가나와 미국을 완파하고 승점 3점을 올리며 16강 고지에 성큼 다가섰다.

빗장수비 위력 이탈리아, 가나에 2-0 완승

수비축구의 대명사인 이탈리아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하노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6 월드컵 E조 첫 경기에서 전반 40분 안드레아 피를로의 선제골과 후반 38분 빈첸초 이아퀸타의 쐐기골로 아프리카 축구의 자존심 가나를 2-0으로 꺾었다.

이로써 C조와 함께 죽음의 조로 불리는 E조에서 승점 3을 챙긴 이탈리아는 앞서 열린 경기에서 미국을 3-0으로 완파한 체코와 공동 선두로 나섰다.

통산 4번째 우승컵을 노리며 16강 진출을 향한 순조로운 항해를 시작한 우승 후보 이탈리아는 18일 카이저스라우테른에서 미국과 2차전을 치른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가나는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열지못한 채 완패해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시고 있다.

전반 8분 파비오 칸나바로의 헤딩슛, 12분 알베르토 질라르디노의 문전 슈팅, 27분 루카 토니의 오른발 슈팅, 33분 프란체스코 토티의 20m 짜리 슈팅 등 파상공세를 퍼부은 이탈리아는 가나의 플레이메이커 마이클 에시엔에서 시작되는 역습에 수차례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공세를 반복하던 이탈리아는 전반 40분 토티가 왼쪽 코너에 밀어준 볼을 피를로가 골지역 왼쪽 앞에서 뒤로 물러나는 수비수들을 보고 오른발로 때린 볼이 가나의 골문을 열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가나는 후반 들어 후반 27분과 34분 아사모아 기안이 이탈리아 문전을 위협하던 중 이탈리아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지만 심판이 파울을 선언하지 않는 불운을 거듭하는 등 총공세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는 좀체 열리지 않았다.

도리어 가나는 후반 38분 수비수 새무얼 쿠포어가 골키퍼에게 백패스하다 이탈리아 이아퀸타에게 가로채기를 당했고 이아퀸타는 골키퍼를 제치고 골문으로 볼을 차넣어 가나의 완패를 사실상 확정지었다.

한편 이탈리아는 주축 선수 토티가 후반 11분께 가나의 수비수에게 발을 밟힌 뒤 마우로 카모라네시와 교체돼 남은 체코와 미국전에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체코, 4년전 본선 탈락 아픔 딛고 미국에 3-0 완승

유럽을 대표하는 힘의 축구를 구사하는 체코가 지난 94년 미국월드컵 이후 한동안 축구 신흥강국으로 떠올랐던 미국을 제물로 '죽음의 조'에서 첫 승을 거뒀다.

체코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1시 겔젠키르헨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E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얀 콜레르의 선제골과 토마시 로시츠키(이상 도르트문트)의 연속 두 골로 미국을 3-0으로 꺾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 체코는 이로써 8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출전해 C조와 함께 '죽음의 조'로 불리는 E조에서 가장 먼저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점을 올려 16강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고 이탈리아전에서의 선전 여부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확정될 전망이다.

체코는 18일 오전 1시 퀼른에서 가나와 두 번째 경기를 치르고 22일 오후 11시 함부르크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이탈리아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일월드컵 본선 탈락으로 자존심을 구겼던 체코는 2004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4)에서 4강에 오르는 등 급상승한 전력을 과시한 반면 FIFA 랭킹 5위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8강에 올랐던 미국은 이날 한 골도 만회하지 못하는 부실한 공격력으로 향후 이탈리아와 가나전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