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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최문순 前사장 민주당 비례 신청에 '격노'

"믿기지 않아 눈 비비고 다시 기사 읽어야 했다"

MBC노조가 19일 전날 최문순 전 MBC사장이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신청을 한 데 대해 "믿고 싶던 도끼로부터 발등을 찍혔다"며 강한 배신감을 토로하며 최 전사장을 맹비난했다.

MBC노조는 이날 'MBC 사장은 정치권 진출의 발판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한마디로 충격"이라며 "믿어지지 않아 눈 비비고 다시 기사를 읽어야 할 지경이다. 불과 19일전 무욕의 얼굴로 사장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섰던 최문순 전 사장이 어제 18일 통합민주당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로 신청서를 접수했다. 그야말로 퇴임사의 잉크도 채 마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노조는 이어 최 전사장의 "언론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어막을 시급하게 만들기 위해 공천을 신청한다"는 발언을 지목한 뒤, "오히려 그의 행보에 의해 언론 독립성은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모든 권력으로부터의 방송 독립'을 목숨처럼 소중한 가치로 보듬어 온 MBC 구성원들은 '믿고 싶던 도끼'로부터 발등을 찍혀 버렸다"고 신랄한 반격을 가했다.

노조는 "언론계의 금도를 너무나 잘 아는 최문순 전 사장이 지켜야 할 선을 훌쩍 넘어 버렸다"며 "노조위원장과 언론노조 위원장을 역임하며 언론계 내부의 부조리와 몰상식에 맞서 싸워왔던 그였다. 그의 진정성을 믿고 싶었기에 아름다운 뒷모습을 지켜주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우리였다"며 최 전사장의 예기치 못한 '변신'에 강한 배신감을 숨기지 못했다.

노조는 "공직자도 선거출마를 하려면 선거일 60일전에 자진사퇴해야하는 규정이 있는데, 하물며 국민들과 일상적으로 대면하는 방송언론인들이 그런 기준없이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처신한다면 어불성설일 것"이라며 거듭 최 전사장의 행보를 질타했다.

MBC노조의 이같은 강력한 비판으로 민주당 일각에서는 경쟁률이 수십대 일에 달하는 비례대표 경쟁에서 최 전사장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해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민주당에 비례대표 신청을 한 <한겨레> 전직 간부 등에 대해서도 비슷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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