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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재오, <동아>까지 '공천 전횡' 질타

<동아> "정권교체가 이재오-이방호 위한 것이었나"

자타가 이명박 정권 2인자로 인정해온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이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이한 양상이다.

이 의원은 우선 한반도 대운하 저지를 캐치프레이즈로 자신의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지지율에서 2위로 밀려나면서 자칫 의원 뱃지를 떼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렸다. 그가 총선에서 패한다면 7월 전당대회에서의 당권 도전은 물론, 5년후 대권 도전의 야심도 물 건너간다.

이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한나라당과 보수진영 내에서 한나라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를 불투명하게 만든 공천 갈등의 배후로 이 의원을 지목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공천탈락한 박근혜계 좌장 김무성 의원의 '이재오 배후론'은 그렇다 할지라도, 공천탈락한 이명박계 중진들인 박희태, 김덕룡, 맹형규 의원과 소장파 남경필-박형준 의원 등도 마찬가지 의혹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자칫 한나라당이 4월 총선에서 과반수 획득에 실패한다면 모든 책임이 이 의원에게 뒤집어 씌워질 분위기다.

급기야 이명박 정권 출범후 가장 친여적인 언론매체로 분류되는 <동아일보>조차 17일 작심하고 이재오 의원을 정조준, 공천 전횡을 질타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이날 '정권교체가 이재오·이방호 씨를 위한 것이었나'라는 살벌한 제목의 사설을 통해 박희태, 김무성, 김덕룡, 맹형규 등 거물급 인사들의 줄줄이 공천탈락을 언급한 뒤, "과감한 교체"라면서도 "그러나 전체 상황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이재오 전 최고위원과 이방호 사무총장에게 유리하게 조정된 공천이라는 시각이 갈수록 공감을 얻고 있다. 두 이 씨의 ‘당권 장악’ 또는 ‘인맥 만들기’ 의도가 짙게 깔린 공천이라는 것이다. 친(親)이명박 측에서도 같은 지적이 나온다"며 이를 이재오-이방호의 당권 장악 음모로 규정했다.

사설은 "공천 탈락에 반발해 탈당한 김무성 전 최고위원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잘못된 공천’ 사례들을 보면 공감할 대목이 적지 않다. 중립적이라는 남경필 의원도 어제 기자들에게 '교체된 분들은 나간 분들보다 나은 점이 있어야 하는데 몇몇 분의 경우 최소한의 원칙과 기준을 채우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꼬집었다"며 이들의 문제 제기에 공감을 표시한 뒤, "그렇다면 당 지도부나 공천심사위원회는 이제라도 몸을 낮춰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쫓아낸 경우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특히 “몇 사람이 떨어져 나간다고 당이 깨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이방호 사무총장을 발언을 언급한 뒤, "언젠가 말빚을 갚아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고 강력 경고했다.

사설은 "국민이 대선에서 531만 표 차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한 것은 좌파정권을 종식시키고 선진화를 이뤄 낼 개혁적 보수정권을 원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특정인들이 공천 물갈이를 빙자해 정당 민주주의를 왜곡한다면 대선 민의를 도둑맞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없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사설은 결론적으로 "이면에는 총선을 통해 한나라당을 명실상부한 ‘이명박 당’으로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생각이 깔려 있다고 보는 관측이 많다"며 이번 공천을 이 대통령의 작품으로 규정하면서도 "이를 배경 삼아 두 이 씨가 전횡을 한 것이라면 4·9총선에서도 민심이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을 따라줄지 의문"이라며 이재오-이방호 의원을 호가호위 세력으로 규정했다.

집권후 잡권세력이 급속한 핵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하에서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는 악잭로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이재오 의원이 과연 작금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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