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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보카트호, 잠든 '스피드' 깨워라

공수에 걸친 빠른 스피드 활용한 플레이 '실종'

아프리카 축구의 정상 가나에 1-3 패배를 당한 축구대표팀에 대하여 벌써부터 실망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져가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본선경기결과를 보고 이야기 하라"고 했지만 팬들의 우려를 잠재우기에는 부족한 느낌이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 직전 두 경기에서 만났던 상대는 '축구종가' 잉글랜드와 '세계최강' 프랑스였다. 우리 대표팀은 이들 팀과의 경기에서 각각 1-1, 2-3의 스코어로 1무 1패를 기록하며 본선준비를 마무리한바 있다.

2006 독일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우리 대표팀은 지난 4일(한국시간)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배했고, 그 이틀전인 지난 2일 노르웨이와의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두며, 2002년 월드컵 직전과 마찬가지로 본선경기를 대비한 평가전 마지막 두 경기를 1무1패로 마쳤다.

5일 새벽(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이스터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1-3으로 패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에든버러=연합뉴스)


4년전 이맘때와 같은 평가전 1무1패 그러나 느낌은 사뭇 달라

같은 1무1패이지만 느낌은 사뭇 다르다. 굳이 다른 부연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2002년때의 페이스가 4년후인 지금의 페이스보다 분명 좋은 것이 사실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연일 자신감있는 멘트를 날리고 있음에도 좀처럼 그의 말에 동의하기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가나의 전력이 객관적으로 토고보다는 월등하게 앞서있다는 것이 일반적이 평가다. 이 날 우리 대표팀과 가나와의 평가전을 관전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본프레레 전 한국대표팀 감독도 가나의 전력이 토고보다 훨씬 좋은 팀이라는 이유를 들어 우리 대표팀이 비록 가나에는 졌지만 토고정도는 무난하게 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이 스스로도 이야기 했듯이 축구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못한다. 가나에게 졌다면 토고에게도 얼마든지 질 수 있고, 가나에게 골을 허용한 상황과 똑같이 토고에게도 골을 허용할 수 있다.

아드보카트호, 공수에 걸친 빠른 스피드 이용한 플레이 사라져

평가전을 통해 드러난 우리 대표팀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스피드. 과거 한국축구를 대변하던 세가지 단어가 있다. 조직력, 정신력, 그리고 마지막 한가지가 바로 스피드였는데, 지난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우리 대표팀의 플레이에는 바로 그 스피드를 찾아볼 수 없었다.

좌우 윙백이 오버래핑을 시도하다 상대 수비에 차단되었을 경우 수비로 전환하는 속도가 늦다보니 이들 윙백이 비워놓은 뒷공간이 상대팀 앞마당으로 변하기 일쑤였다. 결국 후반 막판에는 이영표나 송종국이 오버래핑을 나가지 못하고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우리 수비는 상대의 공격을 차단한 이후 속공을 시도해야함에도 패스할 곳을 찾지 못하고 머뭇거리다가 공격타이밍을 놓치곤 했다. 패스타이밍도 한템포씩 느리다보니 다리가 길고 몸이 유연한 가나의 수비수들에게 압박을 당하거나 번번이 차단당했다.

왼쪽 윙포워드 박주영, 파워와 스피드 면에서 설기현에 다소 열세

특히 왼쪽 윙포워드로 기용된 박주영의 움직임은 실망스러웠다. 이전에 기용되었던 설기현에 비해 스피드와 파워 모든 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냈다. 윙포워드로서 빠르고 파괴력 있는 돌파가 이루어져야 오른쪽의 이천수와 함께 수비수들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박주영의 플레이는 쉽게 가나의 수비수들에게 읽혔다.

이제 토고와의 본선 첫 경기까지는 8일 가량 남아있다. 비단 토고전 뿐 아니라 스위스,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 체력과 스피드는 필수다. 과연 우리 대표팀이 드러난 문제점들을 개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젠 토고와의 본선 첫 경기의 뚜껑을 열어 확인 할 수 밖에 없는 시점에 와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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