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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지지율'이 푹푹 빠지는 이유인즉

<뷰스 칼럼> 양산되는 신조어, '동조문중' '고소영' '입지기'...

'50%대 지지율'이란 악몽적 숫자

이명박 당선인측과 한나라당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아니, 뒤숭숭하다 못해 침통하기까지 하다. 며칠 뒤 집권할 신권력의 잔칫집 분위기가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지율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국민일보><중앙일보> 등 보수신문들의 최근 조사에서 이 당선인 지지율이 53~57%로 나왔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가 지적했듯, 취임을 앞두고 당선인 지지율이 떨어진 전례가 없다. 초유의 사태다.

김영삼 대통령 취임때는 지지율이 무려 97%가 나왔었고, 노무현 대통령때도 86% 정도가 나왔다. 이들과 비교할 때 '50%대 지지율'이란 악몽적 숫자다.

각론에 들어가면 더욱 심각하다. 얼마 전 SBS 여론조사에서는 이 당선인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찬성이 20%대로 격감했다. 거의 추진해선 안될 최악의 숫자다. 이 당선인의 개각명단 발표 강행에 대해서도 비판여론이 더 높게 나왔다.

한가지 위안(?)이 되는 숫자는 아직 한나라당 지지율이 통합민주당보다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안심할 대목이 아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완만하게나마 민주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앞으로 총선까지 남은 50일 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이 정도면 '비상'을 걸어야 할 상황임에 분명하다.

초비상...그러나 쉽게 찾아지지 않는 원인

실제로 이 당선인측과 한나라당 수뇌부엔 비상이 걸렸다. 원인 및 해법 찾기가 한창이다.

표면적 원인은 누구나 쉽게 찾는다. '여론의 역풍'을 맞을 일만 골라 지난 한달여 동안 줄줄이 자초했기 때문이다. 인수위의 영어 몰입교육을 시작으로 최근에 이 당선인의 '숭례문 국민성금 복구' 발언 및 인수위의 '강화도 장어' 파동, 특검과의 '꼬리곰탕 조사'에 이르기까지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크고작은 논란을 자초했다.

그렇다고 해서, 당선후 80%대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이 취임도 하기 전에 50%대로 무려 30%포인트 가까이 빠진 것은 쉽게 이해가 안된다는 게 당선인과 한나라당측 얘기다. 대다수 여론조사전문가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기란 마찬가지다. 말 그대로 전례없는 '미스테리'라는 것이다.

"동조문중이라구? <동아>만 감싸니 모든 언론들로부터 두들겨 맞지"

70대 언론계 원로는 최근 사석에서 이 당선인 지지율 급락과 관련, 나름의 분석을 했다.

"이 당선인의 호불호(好不好)가 너무 분명하기 때문이야. 당선인의 수십년 친구 얘기를 들어보니 당선인이 너무 '낯을 가린다'고 하더라구. 현대에 있을 때 생긴 습관이라는 거야. 왕회장이 당선인을 30대때 사장으로 중용해 후계자처럼 키우니, 왕회장 아들들의 견제가 대단했다는 거야. 말 그대로 24시간 감시속에 살았다는 거지. 운전수도, 비서도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는 거야. 그러다보니 사람을 잘 안믿고, 진짜 믿을만한 소수에게만 속을 열어보여주는 습관이 생겼다는 거지."

"요즘 신문을 보면 아주 재미있어. 요즘 가장 강력한 '야당지'가 어디 같아? <한겨레>나 <경향>? 물론 세게 두들기고 있지. 하지만 여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야당지는 <조선일보>야. 얼마 전에 '숭례문에는 문지기가 없었고 이 당선인 곁에는 입지기가 없었다'는 글을 보곤 정말 작심하고 두들기는구나라는 느낌이 들더라구. 언론계에 나도는 얘기대로 정말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단단히 화가 났구나 싶더라구."

"<조선일보>가 왜 그러겠어? 당선인이 <동아일보>만 끼고 돌기 때문이야. 이경숙 인수위원장 발탁 특종도 <동아일보>에 줬지, 취임후 인터뷰도 <동아일보> 하고만 했지, 청와대 대변인도 <동아일보> 출신으로 데려가고...1등이라는 자부심이 강한 <조선일보>가 화가 날만도 하지. 아마 이 당선인 지지율 급락의 절반은 <조선일보> 때문이라 해도 지나친 과장은 아닐 거야."

"어디 <조선일보>만 그런가. 달포 전에 당선인 측근이 언론 인터뷰에서 '동조문중'이란 표현을 쓴 걸 보곤 '아이구, 무덤을 파는구나' 싶더라구. <동아일보>가 부수는 적고 편집도 좀 엉성하나 최고의 정론지라구? <조선일보> 들으라고 한 얘기 아니겠어? 또 <문화일보>가 <중앙일보>보다 낫고, <중앙일보>는 편집을 요상하게 한다구? <동아일보><문화일보> 빼고 모두를 적으로 만든 발언이었어. 그러니 모든 언론들로부터 두들겨맞지. 아마 이 당선인은 언론과 '허니문'이 없는 초유의 대통령일 거야."

취임식을 눈앞에 두고 지지율이 급락하자 이명박 당선인측과 한나라당이 크게 당혹해하고 있다. ⓒ연합뉴스

"벌써 '고소영'이란 말까지 나돌고..."

김대중 정부때 인사에 관여했던 정치권 인사는 사석에서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청와대 수석 인사를 보고 '이거 심각하구나' 싶더라. 호남, 충청, 강원은 싹 빼고 영남만 중용했지 않나. 인사의 ABC도 모른 것 같더라. 김대중 정권때는 말이야, 학연-지연은 물론 '종교연'까지 따졌어. 특정종교 인사들이 많으면 종교계에서 말이 나오거든. 아니나 달라, 청와대 인사후 호남, 충청 분위기가 싹 달라졌어. 총선을 앞두고 결정적 자충수를 둔 거지."

"요즘 '고소영'이란 신조어가 나돌잖아?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만 쓴다는 얘기지. 대단히 심각한 신조어야. 대중의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되거든. 첫인상이 잘못 박히면 끝이야. 첫인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 법이거든. 취임식때 대통령 옆에 선 각료 면면을 보면 그 정권이 성공할지 실패할지가 보인다고 하잖아. 그런 면에서 이 당선인의 첫 인사는 청와대 비서 인사고 그렇고 총리 인사도 그렇고,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요즘 국민들은 옛날 국민이 아니야. 아무리 한나라당이 대통령, 의회, 지자체를 싹 쓸이 한다 할지라도 박정희나 전두환 때처럼 군림할 수 있을 것 같아. 택도 없어. 요즘 국민은 스스로 여론을 만든다구. 보고 느낀대로 열광하고 욕설을 퍼붓는 시대야. 과거처럼 언론 몇군데 통제한다구 되는 시대가 아니라구. 이런 마당에 국민 눈에 거슬리는 일만 골라 하고 있으니, 지지율이 푹푹 빠질 수밖에."

"경제 나빠지면 얼마나 참을까"

며칠 전 만난 언론인들 식사자리에서도 세칭 메이저신문의 경제 데스크는 좌중에 이런 화두를 던졌다.

"경제가 계속 나빠져도 국민들이 이 당선인을 계속 지지할까. 등을 돌린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이 될까."

한 참석자가 "그래도 1, 2년은 시간을 주지 않겠어? 요즘 경제 나빠지는 게 이 당선인 탓도 아니잖아. 세계경제가 다 나빠지는데 당선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도 없는 것 아니잖아"라고 답했다.

그러나 질문을 던진 당사자는 "과연 그럴까"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이 당선인을 국민들이 왜 찍었어? 노무현 대통령 꼴 보기 싫어서이기도 하지만,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이 당선인 말을 믿었기 때문 아니겠어? 강남에서만 찍었나? 서민들도 왕창 찍었잖아? 뒤집어 보면 그만큼 하루하루 먹고살기가 힘들다는 얘기지. 그런데 그렇게 오랫동안 참아줄까. 기대가 크면 그만큼 실망도 큰 법이잖아. 노무현 대통령도 처음에 얼마나 기대가 컸어. 그러나 취임하면서부터 아파트값이 폭등하고 살기 힘들어지니까, 반년도 안돼 지지율이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쳤잖아?"

이런 우려속에서도 도달한 좌중의 결론은 "이명박 정부는 성공해야 한다"였다.

"요즘 국내외 경제 돌아가는 걸 보면 아차 한번 잘못하면 우리나라는 그대로 끝장이야. 다시 살아나기 힘들어. 그런 면에서 이 당선인은 성공한 대통령이 돼야 돼. 또다시 실패했다는 소리를 들으면 당선인 한사람의 불행이 아니야, 우리나라 모두의 불행이 돼. 그것도 아주 치명적인 불행이 될 게 분명해. 당선인도 그렇고, 새로 나라를 이끌어갈 사람들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일해야 해. 오만하고 오기 부릴 때가 아니란 얘기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34 19
    무소불위

    결국 언론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얘긴가요?
    언론이 그렇게 무서운 조직인 줄 미처 몰랐습니다. 왜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언론과 시비를 붙나 했더니 그런 것이었군요. 이제 마지막 남은 개혁의 대상은 언론인가요? 언론의 자유인가요? 전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 31 20
    박상주

    박태견 선배 내용 좋아서 퍼갑니다
    잘 지내고 계시지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칼럼 재미있어서 퍼 갑니다. 제 블로그에 올료 놓으려고요. 건투하시는 모습 보기 좋네요.

  • 28 51
    북풍

    북송만 특검하면 된다
    그럼 총선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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