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 "영어몰입교육? 어떤 새 대가리가..."
"이순신 장군을 '제너럴 순신'이라 할래?" "미국 51번째주 되라"
신해철 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인터넷라디오방송 <고스트 스테이션> 방송 도중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인수위원회의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특유의 독설로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신 씨는 "정치인들이 먼저 국무회의에서 영어로 토론하고 나서 우리에게 영어교육을 시키겠다는 말을 해라"며 "국회에서 반드시 영어로 토론해서 이렇게 할 것인지 표결에 부쳐야 한다"고 정치권을 싸잡아 힐난했다.
그는 "반민주적인 작태이고 영어를 쓸 필요가 없는 사람까지 영어를 강제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영어 몰입교육 발상을 질타한 뒤, "전 국민이 영어를 하게 하고 싶으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든가 호주하고 캐나다와 함께 영국 연방으로 들어가라. 자진해서 식민지가 되면 전 국민이 영어를 할 수 있다"고 인수위를 질타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명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수업을 영어로 하고 전 국민이 영어를 할 수 있게 만드는 발상은 일단 불가능하다"며 "영어가 필요한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면 될 뿐 영어가 불필요한 사람들에게 범용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자기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이 뽑혔어도, 열심히 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하고 협조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영어 정책은 어떤 '버드 헤드'(Bird Head, 새 대가리)에서 프롬(From, 나온)한 것이냐?"며 "평생 살면서 영어 한 번 쓸 일 없는 사람에게까지 강제로 영어 교육을 시키는 것은 막대한 자원 낭비"라고 질타했다.
그는 "전국민이 영어를 하게 만들겠다는 발상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가능해서도 안된다. 반민주적이기 때문"이라며 "미국 LA에서도 한인타운에서 영어를 전혀 안 쓰는 사람도 있는데 전국민이 영어를 해야 한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온 생각"이라고 인수위의 탁상행정을 맹비난했다.
그는 특히 이경숙 인수위원장이 영어몰입교육의 필요성을 '기러기 아빠의 아픔 해소'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기러기 아빠들이 가족과 찢어져서 아픔을 절절히 느꼈다고 하는데, 시장 바닥에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의 아픔은 모르고 부인과 자식 유학 보낸 사람들의 아픔은 아느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엄격히 말해 기러기 아빠들은 본인들이 그런 인생을 선택한 것"이라며 "자식과 안 떨어져 있으려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본인 돈으로 그렇게 선택했다는데 뭐가 그렇게 가슴 아프냐"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물리를 잘 가르치는 물리 선생님이 있는데 나이 들어 영어를 할 수 없으면 멀쩡한 자원을 내쳐야 하나"라고 반문한 뒤, "국사나 고문(古文)을 영어로 가르칠 건 아니지 않나. 이순신 장군은 제너럴 순신으로 할 것인가"라고 비꼬았다. 그는 "공교육엔 스승과 제자의 교감이 있다"며 "물리와 화학, 수학 시간에 선생님과 영어로 정을 나눌 수 있다고 보는가"라고 거듭 반문했다.
그는 또 "중국은 체글리시, 일본은 징글리시, 싱가포르는 싱글리시란 말이 만들어질 정도로 영어는 각 나라 악센트로 가고 있다"며 "우리는 콩글리시 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네이티브 스피커들처럼 발음이 완전히 미국 사람 같고, 영국 사람 같을 이유가 없다"며 "영어가 필요한 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추면 될 뿐, 영어가 불필요한 사람들에게 범용화시킬 필요는 없다"고 인수위에 일갈했다.
신씨는 이라크 파병때도 반대시위에 적극 동참하는 등 평소 뚜렷한 사회적 소신 표명과 독설로 많은 매니아를 확보하고 있는 대중연예인으로 유명하다. 인수위로서는 당혹스런 비판공세가 아닐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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