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동 박씨, 기간당원"에 우리당 초긴장
즉각 출당조치, "테러 지씨 지난해에도 한나라당 의원 폭행"
또한 현장에서 난동을 피우다 함께 잡힌 박모씨(52)는 지씨와 알지 못하는 사이이나 2004년 노무현대통령 탄핵사태후 열린우리당에 가입한 기간당원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이 밝혀지자 열린우리당은 즉각 박씨를 출당 조치시키는 등 불똥이 당으로 튀지 않을까 크게 긴장하는 분위기다.
경찰 "지씨, 억울한 15년형 불만으로 범행 저질렀다고 진술"
한진호 서울경찰청장은 21일 오전 11시 서울경찰청에서 가진 중간수사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히며 "지씨가 경찰진술에서 '민주주의가 희석돼, 아무 잘못이 없는 상태인데 15년의 실형을 살았고 그 억울함을 관계기관에 호소했지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한 청장은 이어 "지씨가 범행당일인 20일 오전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신촌에서 유세를 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인천에서 삼화고속을 타고 범행 장소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한 청장은 "지씨가 지난해 12월17일에도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곽모 한나라당 의원에게 폭력을 휘두른 사건이 있었으나, 박 의원이 처벌을 원치않아 풀어줬다"고 밝혔다. 당시 지씨는 사학법 반대투쟁 집회때 곽 의원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지씨는 1956년생으로 미혼이며 인천에 주소를 두고 있다. 또 치매증세가 있는 노모(28년생)를 모시고 있고, 지난 91년 4월 15일 폭력행위 혐의로 구속되는 등 전과 8범으로 8차례에 걸쳐 도합 14년 4개월을 복역했다.
지씨는 또 함께 붙잡힌 박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하고 있다고 한 청장은 밝혔다.
한편 박씨는 "지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때부터 열린우리당에 2천원씩의 후원회비를 입금시켰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한 청장은 밝혔다.
한 청장은 "박씨는 사건 당일인 20일 낮 12시 친구 자녀 결혼식에 참석한 뒤 유세현장인 신촌 현대백화점 인근 식당에서 학교 동창들과 술을 마신 뒤 혈중 알코올농도 0.137% 상태에서 유세차량 단상에 올라 욕설을 퍼붓고 마이크를 집어 던지는 등 행패를 부렸다"고 밝혔다.
이밖에 한 청장은 "지씨에 대한 음주측정결과 술을 마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지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0%로 나왔고, 함께 연행된 박씨는 0.137%의 만취상태로 나타났다.
그러나 앞서 전날 밤 이택순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에서 “(범인들이) 만취상태는 아니지만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사실과 다른 발표를 해 의혹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 박씨 즉각 출장조치
열린우리당은 이날 경찰 중간수사 발표 직후 경찰조사를 받고 있는 박모(52)씨를 즉각 출당시키기로 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당원 명부 확인 결과 박씨는 2003년 3월부터 당비를 납부한 서울시당 소속 기간당원으로 밝혀졌다"며 "당 지도부는 박씨에 대해 일단 출당 방침을 정했고, 조만간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정식으로 출당절차를 완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간당원은 우리당에 매월 2천원 이상의 당비를 납부하고, 연 1회 이상 연수를 받는 당원에게 부여되는 위치로, 일반당원과는 달리 당내 선거권과 피선거권, 당직소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우 대변인은 박씨가 우리당 당원으로 밝혀지면서 한나라당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과 관련, "당원인 박씨가 만취 상태에서 한나라당 유세를 방해한 행위를 저지른 것은 유감"이라며 "그러나 사건 전모가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적 배후가 있는 것처럼 공세를 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그러면서도 박씨가 우리당원으로 드러남에 따라 역풍이 불지 않을까 바짝 긴장하며 대책회의를 잇따라 열고 있는 상태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도 이날 지원유세 계획을 전면 취소했으며,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길거리 유세 계획을 취소했다.
한나라 "경찰 초동수사 매우 미흡했다" 은폐의혹 제기
한나라당은 이번 사건에서 경찰의 초동수사가 매우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경찰의 진상 은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엄호성 전략기획본부장은 21일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주요당직자 비상대책회의에서 "범인이 잡혀 있는 수사본부 요원들과 질의응답을 했는데 경찰에서의 초동 수사가 매우 미흡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우선 경찰은 범인이 오른손으로 박 대표와 악수를 하고 그 후 박 대표의 오른손을 잡고, 왼손으로 그었다고 했는데 동영상을 확인해 보니 악수는 커녕 앞에 있던 사람이 바로 오른손을 뻗어 그은 것"이라고 말했다.
엄 본부장은 이어 "제일 강조할 상황은 이 친구가 70만원 상당의 휴대폰을 지난 4월 6일 개통했는데, 여기에 26개의 걸어 나간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다"며 "이것이 대략 2~3명 정도의 특정인과 계속 통화를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가 돼 최대한 빨리 조사를 하도록 요청을 했다"고 강조했다. 단독범행이 아닌 연결된 배후가 있을 것이란 추정이다.
김학원 최고위원 역시 "목격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자상을 가한 범인은 단독범행이 아닐 것"이라며 "자상을 가할 때 '죽여라'하는 소리도 나왔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부위가 조금만 내려왔어도 아주 치명적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이 사건은 단순한 우발이나 단독범행이라고 보기에는 상당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경찰이 "범인은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경찰청장 지휘 하에 수사를 할 수 없고 검경이 합동으로 합동수사단을 만들어 수사해야 하고 경찰청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향후 대책마련을 위해 지역에 내려간 의원들까지 모두 소집,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갖고 향후대책을 논의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도 향후 선거운동과 관련, "아직 사건의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앙당 발표내용 이외에 섣불리 정부 여당이 배후에 있는 듯한 예단과 언행을 적극 자제함으로서 한나라당이 본사건을 정치적으로 악용한다는 국민적 오해와 상대당의 역공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조심할 것"을 지시했다. 동시에 "선거의 유불리를 논하는 경거망동을 삼가하라"고 지시하는 등 역풍이 불지않도록 최대한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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