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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당간부, "간부들 사이에 김정일에 대한 불만 확산"

북한 노동당 병원장-간부 2명 탈북. 한국에 망명 신청

북한 노동당 고위 간부 2명이 동남아시아 국가로 탈출, 18일 한국 정부에 망명을 신청했다고 일본의 <도쿄방송(TBS)>이 이날자로 보도했다.

60대 병원장과 40대 당간부 탈북

<TBS> 인터넷판의 ‘탈북 당간부 2인 단독인터뷰’ 보도에 따르면, 이들 노동당 간부 2명은 지난 2월 탈북을 결심한 뒤 중국과의 국경을 넘어 탈북, 현재 열차편으로 동남아시아의 한 나라에 도착해 탈북 지원단체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며칠 내에 한국에서 망명허가가 나는대로 한국에 입국할 전망이다.

TBS는 한 명은 지난 20년 가까이 조선인민군 병원장으로 근무해온 60대의 의사이며, 또다른 한 명은 조선노동당에서 지역 과학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40대의 최고간부라고 이들의 신원을 밝혔다.

TBS는 "북한에서 중요 직책을 맡고 있는 인물의 탈북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간부들 사이에서도 김정일에 대한 불만 확산"

동남아 국가의 한 호텔 객실에서 이뤄진 TBS와의 인터뷰에서 검정색 상하의를 입은 60대의사와 흰색 반팔 상의와 검정색 바지를 입은 40대 간부는 격한 목소리로 북한체제에 대한 불만을 토해냈다.

60대 의사는 "의약품이 거의 없고 배급도 되지 않는다. 얼마 되지 않는 약품도 인민의 손으로 돌아가지 않고 의사들이 생활을 위해 내다 파는 실정이다. 북한의 의료 수준과 도덕성이 최악으로 떨어졌다"면서 "간부들 사이에서도 김정일 체제에 대한 불만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한 것은 김일성 수령에 대해서는 인정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단지 술이나 마시고 여자들과 놀아서 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북한 김정일 위원장 체제에 대해 극도의 불만을 드러냈다.

젊은 나이에 최고 간부에 기용돼 안정된 생활을 했다는 40대의 과학기술 담당 간부도 탈북을 결심하게 된 동기와 관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이 가까워지면서 북한 TV가 김 위원장의 생가 부근에 ‘무지개가 떴다’는 등의 보도를 하지만 북한 주민들의 웃음만 자아낼뿐이다. 북한 주민들의 사상과 감정 표현도 많이 자유로워졌으며 지금은 감정이 폭발하기 직전의 상태다”라고 말했다.

이들 두 사람은 “북한이 폐쇄적인 체제를 바꾸지 않는 한 북한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를 실현시킬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탈북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자신들 같은 간부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생각을 갖기 시작한 만큼 가까운 장래에 북한 내부로부터 체제변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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