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영 연세대 총장 부인 최윤희씨가 부정 편입학 대가로 2억원을 받았다가 편입학이 안되자 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한겨레>에 따르면, 김모(50·서울 광장동 ㅇ아파트)씨는 최근 <한겨레> 기자와 만나 “지난해 11월께 연세대가 기부금 입학을 한다는 소문을 듣고, 연세대와 관계가 있는 아래층 이웃한테 치의학과에 딸이 기부금 입학을 할 수 있는지 묻자, 이 분이 ‘총장 사모님한테 말해 보겠다’고 했다”며 “며칠 뒤 총장 사모님이 아래층에 찾아왔다고 해 그곳으로 내려가 직접 2억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그는 “ㅇ은행 ㄱ지점에서 내 이름으로 개설한 4천만원씩 든 통장 다섯 개와 도장, 비밀번호를 건넸다”며 “총장 사모님은 ‘얘기를 다 들었다. 한번 알아보겠다’고 말하고 돈을 받아갔다”고 설명했다.

연세대는 지난해 12월28일부터 올 1월2일까지 2007년 상반기 편입학 원서접수를 해 1월13일 필기시험을 치른 뒤 1월25일 필기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김씨의 딸은 실제 연세대 치의학과 편입학시험에 지원했으나 필기시험에서 떨어졌다.

김씨는 “필기시험 합격자 발표가 나기 전날인가 발표 당일, 총장 사모님이 전화로 ‘몇몇 아는 사람한테 얘기했는데, 워낙 우수한 인재가 많아 1차(필기시험)에서 안 됐다. 미안하다’고 했다”며 “나는 딸이 떨어졌으니 당연히 돈을 돌려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돈을 돌려달라고 했고, 사모님은 ‘돈을 써 버려서 없다. 어음으로 주거나 각서를 써주면 안 되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화가 나기도 해 내가 다시 전화해 ‘1월 말까지 돈을 안 주면 총장님을 직접 찾아가겠다’고 하니 ‘제발 총장님은 찾아뵙지 말라’며 그 다음날부터인가 이틀에 걸쳐 사모님 비서의 이름으로 2억원을 모두 내 통장에 넣어줬다”고 말했다.

언론 보도후 이날 오전 로스쿨과 관련한 사립대총장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정창영 총장은 뚜렷한 불참사유를 밝히지 않은채 회의에 불참했다. 연대측은 확인 절차를 거쳐 이날 오후 입장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동당은 이와 관련,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며 정 연세대 총장을 질타했다.

김형탁 대변인은 "연세대 총장 부인이 부정 입학 알선비로 2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며 "한마디로 충격적"이라고 질타했다.

김 대변인은 "하지만 최근의 풍조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심지어 돈을 주었다는 당사자도 재벌들은 10억이나 20억을 준다는데 2억 가지고 과연 될까라고 의구심을 가졌다고 하니, 부정입학이 얼마나 심각하게 만연하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며 "대학이 상업주의에 물들고 돈으로 학력을 사는 일이 당연시 되었다. 아무리 기회의 평등을 외쳐도 뒤로는 이를 비웃으며 버젓이 부정으로 기회를 빼앗아 가는 세력들이 존재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대학의 부패지수를 높이는 데 총장 가족까지 나섰으니,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제 지성의 요람이니 진리의 상아탑이니라는 말은 고어(古語) 사전에나 등록시켜야 하겠다"고 정 총장을 거듭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