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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 고위 외교당국자 교차 방문, 북핵논의

유명환 외교차관 17일 방미 이어 힐 차관보 22일 방한

한국과 미국의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이달 중 상대국을 교차 방문, 교착상태인 북핵 6자회담의 진전 방안과 한미동맹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같은 교차 방문 과정에 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사전 조율도 이뤄질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차관, 방미 중 조지프 차관과 크라우치 부보조관 등 강경파 면담

17일 외교통상부와 일본 <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17~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 로버트 조지프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 등 미 행정부 당국자들과 학계인사 등을 만날 예정이며,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오는 25~26일 한국을 방문해 북핵문제 등을 협의한다.

유 차관은 방미 기간 조지프 차관, 잭 크라우치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과 만나 한미동맹, 북핵 문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자면제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유차관이 방미 중 만날 조지프 차관과 크라우치 부보좌관은 모두 미국 정부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여서, 이들에 대한 한국정부의 대북 정책 설득에 주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강경한 핵무기 통제와 ‘반확산’ 조처를 주장해온 조지프 차관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국가안보전략에서 미국의 선제 공격권을 정당화한 ‘반확산’ 개념을 처음 제안하고 북한에 초점을 맞춘 국가미사일방어계획(NMD)과 차세대 핵무기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가장 강력하게 표명했으며, 미 국가안보회의(NSC) 재직시에는 ‘확산방지구상’(PSI)을 창시한 강경파로 유명하다.

크라우치 부보좌관은 지난 95년 미국이 정한 기한까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지 않으면 북한 핵 시설을 폭격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빌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공모했다”며 제네바합의를 비난하는 한편 미국이 1991년 한국에서 전술핵무기를 철수함으로써 “주요한 지정학적 실수”를 저질렀다며 즉각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다.

아울러 유 차관은 리처드 솔로몬 미 평화연구소(USIP) 소장, 대북특사를 지낸 잭 프리처드 전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제임스 릴리 전 주한미국대사 등과도 만날 예정이다. 그는 또 워싱턴 방문을 계기로 비영리재단인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아시아 미래의 초점’이라는 주제로 개최하는 윌리엄스 버그 회의에도 참석한 뒤 이어 22~25일 중국을 방문, 제1차 한중 외교차관회의에 참석한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중단된 6자회담 재개 한국측과 협의

북핵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오는 25~26일 한국을 방문, 한국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부 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핵 교착상태를 풀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 내 강경파들에 의해 대화 행보가 제동이 걸리고 있는 힐 차관보는 한국 방문을 통해 중단된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한국 측과 협의를 한 뒤 북한 측에 핵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할 전망이다. 이번 힐 차관보의 방한 중 청와대 등의 외교.안보관계 고위 당국자와 힐 차관보간 회동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월말로 예정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을 앞두고 이뤄지는 한.미 당국자들의 상호 방문이 한국측의 희망대로 남북 화해 분위기로 흐를지, 미국측의 희망대로 현 상황의 개선보다는 위조지폐와 인권문제 등 북한에 대한 압박을 통해 6자회담에 복귀시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 상호 교차방문 기간중에는 노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양국간 사전조율도 이뤄질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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