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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교수들 "이명박 캠프 간 박범훈 총장 사퇴하라"

<중앙일보> "서울대 등은 개혁에 노심초사하는데...", 사퇴 촉구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선대위에 참가한 박범훈 중앙대 총장에 대해 중앙대 교수들이 총장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이 후보측을 곤혹케 하고 있다.

중앙대 교수들 "박범훈 총장 사퇴해야"

박 총장은 당초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받았으나, 현역 총장이라는 이유로 문화예술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중앙대 교수협의회는 23일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소속 교수들을 상대로 실시한 박 총장 사퇴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 총장의 사퇴 여부를 묻는 사실상의 신임투표인 셈.

그 결과 조사에 참가한 1백95명의 교수 중 절반 가까운 86명(44.8%)이 "박 총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퇴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56명(29.2%),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0명으로 조사됐다.

'박 총장의 정치 참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에는 60.5%(118명)가 '매우 부정적'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교수협의회는 24일 이번 조사 결과를 39명의 대의원에게 설명한 뒤 곧바로 박 총장의 총장직 사퇴 또는 이명박 캠프 탈퇴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키로 했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교수.학생대표.교직원 11명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가 박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로부터 문화예술정책위원장 임명장을 받으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일보> "박 총장 사임하는 게 마땅"

주목할 점은 보수신문도 박 총장의 행보를 질타하고 나선 것.

<중앙일보>는 24일자 '정치에 뛰어드는 대학총장들의 처신'이란 사설을 통해 박범훈 총장에 대한 최근 중앙대 교수들의 반발을 소개한 뒤 "그의 행동은 도덕적·업무적으로 매우 문제가 많다. 사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며 교수들 손을 들어주었다.

사설은 "대학은 지성의 상징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대학의 자율성이 중요하다. 대학의 최고 책임자인 총장의 의무는 정치·행정 등 외부 권력으로부터 자율성을 지키는 데 있다"며 "그런데 현직 대학 총장이 공식적으로 특정 정당 후보를 위해 활동한다면 대학의 자율성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교수(폴리페서)들도 있지만, 총장은 대학을 대표하는 법인격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박 총장을 질타했다.

사설은 "우리 대학은 기로에 서 있다. 서울대·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많은 대학 총장들이 개혁에 노심초사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며 다른 대학 총장들과 박 총장 행보를 비교한 뒤, "대학은 하루아침에 발전하지 않지만,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박 총장의 현명한 결단을 바란다"며 거듭 박 총장 사퇴를 촉구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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