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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위기의 SK온' 살리기에 올인

SK온 투자금 전액 상환해주고 알짜 'SK엔무브'와 합병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캐즘 장기화로 고전중인 '배터리 자회사' SK온 살리기에 올인하고 나섰다. SK온에 대한 재무적 투자자(FI)의 투자금 전액을 상환하고, SK온과 SK엔무브를 합병하기로 한 것.

SK이노베이션은 30일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개최한 '2025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 제고 전략 설명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우선 SK온 투자자가 보유한 전환우선주(CPS) 전량을 상환하기로 했다. 여기에 투입되는 돈은 3조6천억원이다.

SK온은 2022~2023년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와 MBK파트너스를 비롯한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2조8천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026년까지 SK온을 상장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SK온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상장이 불가능해지자 상환을 선택한 것.

SK이노베이션은 이를 위해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모회사 SK㈜가 4천억원을 책임진다. 나머지 1조6천억원은 다수의 금융기관과 체결한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으로 조달한다.

SK온도 2조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선다. 마찬가지로 주가수익스와프 방식이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과 SK온, SK엔무브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어 SK온의 SK엔무브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SK온은 지난해에만 1조1천27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51%로, 경쟁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99.23%)과 삼성SDI(89.02%)를 크게 웃돈다. 반면 기유와 윤활유를 제조하는 SK엔무브는 2021년 이후 3년 연속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온 알짜회사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으로 SK온의 재무여력이 강화되고 동일한 고객군 활용, 제품 교차 판매를 통한 수익 증대, 액침냉각과 배터리를 묶은 패키지 사업 등 시너지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SK온의 EBITDA를 10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부채비율을 100% 아래로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관건은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이다. 시장을 선점한 중국은 미국의 전방위 통제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 배터리 점유율을 계속 높여가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낮아지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업체들은 안전성이 높은 고가의 각형 배터리 개발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등 치열한 생존게임중이다.

국내 배터리 선두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5조9천442억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25조6천억원 대비 23.2%에 해당하는 규모로, 단일 계약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ESS 수주로, 발주처는 테슬라로 알려지고 있다. 계약 기간은 오는 8월 1일부터 3년간이다.

후발주자인 SK온의 생존 여부는 얼마나 빼어난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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