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정 교수 "우리가 병원 나서는 순간 국민에게 지는 것"
"정부는 의새를 이길 수 없을지 모르나, 의새는 국민을 이길 수 없어"
소아암 환자 등을 치료중인 이미정 교수는 이날 의료 전문매체 <청년의사>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같이 말하며 "전공의들이 사직할 때 우리에게 중환자, 응급환자를 포함한 필수의료를 맡기고 떠났다. 그들이 떠날 때 우리에게 인계를 했기 때문에 '의료 대란'은 없었고, 지금도 없다. 그러나 그들이 돌아오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떠나면 정말로 '의료 대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집단사직을 '쇼'라고 규정한 뒤 "그런 '쇼'를 저는 하고 싶지 않다"며 "그런 '쇼'를 우리가 한다면 복지부, 정부에게 눈과 귀가 가려진 국민들은 '의사 새X들이 우리를 버리고 떠나더니 이제는 의사 새X 애미애비도 우리를 버리는구나'라고 욕을 더 할 것"이라며 "그러면 떠난 우리 아이들이 더 크게 욕을 먹는다. 게다가 지금 우리 상황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눈과 귀를 열었던 국민들도 다시 눈과 귀를 닫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맞다. '정부는 의새를 이길 수 없을지 모르지만, 의새는 국민을 이길 수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의사 파업은 모든 선진국에서 여러 번 발생했고, 절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의사도 노동자이므로 우리의 노동환경에 필수적인 것이 있다면 요구할 수 있다.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장 극한 방법으로 '파업'을 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그 파업이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권' 유지와 같은 사회의 필수 서비스는 어떠한 경우에도 중단돼서는 안된다. 나라를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본 조건은 '국민의 생명권'이다. 이는 유럽인권협약에도 명확히 표현돼 있다"면서 "그래서 의사가 파업을 할 경우에는 응급의료와 암수술 등의 필수 의료는 중단되지 않도록 조치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어떤 의사 파업도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제가 사직서를 제출한다면 제가 보던 환자에 대한 기록을 충실히 작성한 후 받아줄 병원과 의사를 확보해 모두 전원 보낸 후에 사직하겠다. 그전에는 비록 지치고 힘이 들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의사로서의 역할을 모두 다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25일 “입학정원의 일방적 결정과 연이어 대학이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정원 배분으로 촉발된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과, 누적된 피로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주52 시간 근무, 중환자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위한 외래진료 축소는 금일부터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집단사직을 강행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