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미국인 2명 석방". 미국 더욱 곤혹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시 인질도 참사 경고 메시지

2023-10-21 08: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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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가 20일(현지시간) 미국인 인질 2명을 전격 석방했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약 200명을 납치해간 후 첫 석방으로, 이스라엘과 미국을 향한 고도의 심리전이 시작된 양상이다.

AFP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한 성명에서 "카타르의 노력에 부응해 알카삼 여단이 미국인 모녀 2명을 인도적 이유로 석방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그러면서 "바이든과 그의 파시스트 행정부가 한 주장이 거짓이고 근거가 없다는 것을 미국인들과 국제사회에 증명하려는 것"이라고 석방 이유를 설명했다.

풀려난 인질은 미국 국적의 주디스 라난과 그녀의 17살 딸 내털리로, 풀려난 미국인 모녀의 신병은 가자지구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에 인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외곽 일리노이주 에번스턴에 거주하는 이들은 이달초 친척의 생일파티에 참석하고 유대 명절을 지내기 위해 이스라엘에 와 가자지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나할 오즈 키브츠(집단농장)에 머물다가 지난 7일 하마스 대원들에게 납치됐다.

하마스는 200∼250명의 인질을 억류 중이라며 이스라엘 폭격으로 사망한 22명 외에 살아있다고 밝혔고, 이스라엘군은 인질의 수를 203명으로 추산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의 석방에 대해 성명을 통해 "우리 동료 시민들은 지난 14일 동안 끔찍한 고난을 견뎠다"라며 "그들이 그간 두려움에 떨어왔던 가족들과 곧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환영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격의 매우 초기부터 우리는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미국 국적자를 석방하기 위해 매분매초 일하고 있다"라며 "아직 억류된 이들의 석방을 이룰 때까지 노력을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국방부 브리핑에서 "여전히 10명의 미국인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행방불명 상태"이라며 "인질들은 즉시 조건없이 석방돼야 한다"며 추가 석방을 촉구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인질 석방의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 중단, 팔레스타인 수감자 6천명 석방 등을 요구하고 있어 무조건적 석방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하마스의 인질 석방은 인진들이 엄연히 생존하고 있는만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진입시 인질들도 살아남을 수 없음을 서방에 경고하는 메시지로 해석돼,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에 부담을 느끼는 미국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 전망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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