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지도부, '김태우 공천' 막판 고심. 공천론 확산
김성태 "당원들 뜻에 맞는 판단할 것", '윤심'은 김태우 공천?
당초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무공천 기류가 우세했다. 국민의힘 당규는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재·보궐선거가 발생한 경우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
아울러 강서구의 야당 지지세가 강한 것도 국민의힘 지도부를 부담스럽게 하고 있다. 가뜩이나 당 안팎에서 '수도권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마당에 보궐선거에서 패하면, 자칫 김기현 지도부 퇴진 요구 등이 제기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본지에 "공천을 하겠다는 이야기는 사생결단으로 달라붙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우리 당 분위기가 지금 강서구청장에 올인하는 분위기도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기류로 봤을 때 선거를 이렇게 치러서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대법원 확정 석달만에 파격적으로 사면복권하면서 기류가 변하기 시작했다. '윤심'이 김 전 구청장 출마를 원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됐기 때문.
김 전 구청장은 공천을 자신하는 등 복권 직후 예비후보 등록을 했고, 지난 28일엔 강서구의 한 빌딩에 선거사무소도 열었다. 개소식에는 강서구에 영향력이 큰 김성태 전 의원이 참석해 김 전 구청장을 격려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은 격려사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 관련 감찰무마, 환경부 블랙리스트 등 문재인 정권의 만행이 밝혀질 수 있었던 것은 김태우 당시 감찰반원의 당당한 공익제보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3월 9일 정권교체라는 기적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며 김 전 구청장을 치켜세웠다.
특히 "당에서도 김 예비후보에 관한 많은 고민과 판단을 통해서 강서지역 당원들의 뜻에 걸맞는 판단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결국은 공천을 줄 것으로 내다봐, 김 전 구청장을 고무케 했다.
당내 분위기도 급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인천 을왕동 인천국제공항 인재개발원에서 지난 28일 1박 2일간 진행된 연찬회에서 강서구청장 공천 여부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에 의원 상당수는 강서구청장 후보 공천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우택 국회부의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은 공개적으로 김 전 구청장을 공천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본지에 "후보를 내는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면서도 "김 전 구청장을 후보로 내보낼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며 아직 지도부가 막판 고심중임을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의사 결정 과정에 '윤심'의 영향력이 워낙 절대적인만큼 결국은 공천 쪽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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