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예산 2.8%만 증액. 尹 "선거 매표 예산 배격"

"전 정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 배격". 국힘, 초긴축에 당혹

2023-08-29 10: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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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2.8% 증가한 656조9천억원으로 짰다. 2005년 이후 19년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초긴축 편성으로 국민의힘을 당혹케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내년도 예산안 의결을 위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내년 총 지출은 656조9천억원으로,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2.8% 증가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재정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 정치 보조금 예산, 이권 카르텔 예산을 과감히 삭감해 총 23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며 "총 지출에서 법정의무 지출, 경직성 경비와 필수 지출을 제외한 정부의 재량 지출 약 120조원의 20%에 가까운 과감한 구조조정"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지난 정부의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국가채무가 400조원 증가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1천조 원을 돌파했다"며 "우리 정부는 전 정부가 푹 빠졌던 '재정 만능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건전재정 기조로 확실히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치솟기만 하던 국가채무 증가세가 급격하게 둔화했다"며 "주요 국제 신용 평가사들이 우리나라 대외신인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 건전재정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예산을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국채 발행을 통한 지출 확대는 미래세대에 재정 부담을 떠넘기고,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기업활동과 민생경제 전반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증액 요구를 일축한 뒤, "우리정부는 경제 체질을 시장 중심, 민간 주도로 바꿔 민간이 더 활발하게 투자하고 지출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의 방향에 대해선 "진정한 약자복지 실현, 국방·법치 등 국가의 본질 기능 강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성장동력 확보라는 3대 핵심 분야에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약자복지 실현'에 대해선 "우선 선거 매표 예산을 배격해 절약한 재원으로 서민과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생계급여 지급액을 21만 3천원 인상하고, 생계급여 선정기준을 기준중위소득의 30%에서 32%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3만9천 가구가 추가 혜택을 받게 된다.

또 어르신 일자리를 기존보다 14만 7천 개 늘어난 103만 개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확대하고, 6년 만에 수당도 7% 인상하기로 했다.

이밖에 장애 정도가 극심한 2천300여 명의 발달 장애인 1:1 전담 돌봄서비스 제공, 24시간 개별 돌봄 전국 확대, 한부모 양육비 추가 지원, 다문화 가정 자녀 교육 활동비 신규 지원, 자립준비청년 수당 인상 계획을 밝혔다.

'국방·법치 등 국가의 본질 기능 강화'를 위해선 우선 국방과 관련해 장교 부사관 복무장려금 2배 인상, 병사 봉급 35만원 추가 지급, 보훈 보상금 5% 인상을 단행하기로 했다. 이대로 하면 병사 월급은 2025년에 200만원이 된다.

치안 분야에선 "'묻지마 범죄'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경찰 조직을 철저하게 치안 중심으로 구조 개편하고 예산 배정도 조정하겠다"며 "모든 현장 경찰에게 저위험 권총을 보급하고, 101개 기동대에 흉기 대응 장비를 신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음 돌봄이 시급한 분들이 쉽고 편리하게 정신건강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중증 정신질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집중 치료와 사례관리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선 수산물 안전감시체계 구축 등 관련 예산을 총 7천400억원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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