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 "'국힘 수도권 참패' 전한 내가 틀렸다. 죄송"
국힘 "5억원 필요하고 선관위서 수백만 전화번호 따와야"
신평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의 글>을 통해 국민의힘 핵심당직자로부터 전화를 받았음을 밝히며, "그는 내가 말한,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가 거의 전멸한다는 여론조사를 국힘당에서 결코 실시한 일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신 변호사는 이에 "나로서는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부터 이를 전해들었고 또 사후에 실력 있는 정치부 기자의 확인을 받은 내용이었다. 만약 당신 말이 맞으면 나는 귀신에 홀린 셈이 아니냐고 반문했다"며 "그러나 그는 그런 대형의 여론조사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5억 원대의 자금 지출이 필요한데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고 밝혔다.
이에 "박근혜 정부 당시의 소위 ‘특활비사건’에서 보듯이 당 밖의 기관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고 물었으나, 핵심당직자는 "그렇게 한다 해도 중앙선관위에서 수백만 건의 전화번호를 따와야 한다. 중앙선관위에 조회해보라. 그런 일이 없었음을 바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서울지역에서 여당이 5% 정도의 우세를 이어가고 있고, 경기, 인천 지역에서는 근소하게 민주당이 우세하다고 하였는데, 사실 이 분석은 그 여론조사와는 별개로 나 역시 그와 같은 짐작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신 변호사는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그의 솔직한 성품에 비추어 허튼 말씀을 할 것도 아니니 결국 내 말이 틀렸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설사 귀신에 홀린 기분이라 하더라도 그건 내 사정이지 객관적 진실은 그의 말을 가리키고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나는 여권이 총선에서 참패하면 어떡하나 하는 조바심에서 여론조사결과를 공개하여 분발을 촉구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효과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 거꾸로, 내 말이 여당 후보를 지망하는 이나 관련된 이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말에 정신이 아득하다"며 "전적으로 본인의 불찰이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 변호사 글 전문.
[사과의 글]
큰 아이 혼수를 마련하러 차를 타고 가는데 급한 전화가 왔다. 국민의힘 핵심당직자였다. 그의 높은 인품과 직무에 대한 성실성은 나 역시 익히 알고 있는 분이었다.
그는 내가 말한,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국회의원 후보가 거의 전멸한다는 여론조사를 국힘당에서 결코 실시한 일이 없다고 했다. 이로 인해 총선을 위해 뛰는 수많은 사람들과 그 가족 등이 큰 혼란을 겪고 있으며 중앙당사로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하였다.
나로서는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부터 이를 전해들었고 또 사후에 실력 있는 정치부 기자의 확인을 받은 내용이었다. 만약 당신 말이 맞으면 나는 귀신에 홀린 셈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대형의 여론조사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5억 원대의 자금 지출이 필요한데 그렇게 한 적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 외 대충 그와 나눈 대화내용을 적시하려고 한다.
■ 이준석 전 당대표가 “당장 총선을 실시하는 경우 국민의힘은 100석 정도에 그칠 것이다.”라고 한 것은 역시 그 여론조사 결과에 입각해서 말한 것으로 보이는데?
●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건 우리와 아무 상관없다. 당에 자금지출의 흔적이 전혀 없다는 점을 유의해달라.
■ 말이 오가던 중 나는 마지막으로 넌지시 의문을 던졌다. 박근혜 정부 당시의 소위 ‘특활비사건’에서 보듯이 당 밖의 기관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 그렇게 한다 해도 중앙선관위에서 수백만 건의 전화번호를 따와야 한다. 중앙선관위에 조회해보라. 그런 일이 없었음을 바로 알 수 있다.
매우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그의 솔직한 성품에 비추어 허튼 말씀을 할 것도 아니니 결국 내 말이 틀렸음을 자인하지 않을 수 없다. 설사 귀신에 홀린 기분이라 하더라도 그건 내 사정이지 객관적 진실은 그의 말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는 서울지역에서 여당이 5% 정도의 우세를 이어가고 있고, 경기, 인천 지역에서는 근소하게 민주당이 우세하다고 하였는데, 사실 이 분석은 그 여론조사와는 별개로 나 역시 그와 같은 짐작을 하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이번 총선에서 여권이 승리할 것이라는, 다수 정치분석가의 견해에 동조했던 것이다.
나는 여권이 총선에서 참패하면 어떡하나 하는 조바심에서 여론조사결과를 공개하여 분발을 촉구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효과가 나타난 것이 아니라 거꾸로, 내 말이 여당 후보를 지망하는 이나 관련된 이들에게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말에 정신이 아득하다. 여하튼 나는 이를 신속히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사과가 그들에게 제발 작은 치유가 되기를 빌 따름이다. 그동안 내 업장(業障)을 줄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두께는 여전히 두텁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전적으로 본인의 불찰이다.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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