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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화 감독 선임 항의' 폭력진압 파문

외국기자 "여기가 평양이나 베이징도 아닌데..." 힐난

지난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있었던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도중 관중석에서 박성화 감독의 선임에 항의하던 팬들이 대한축구협회에서 고용한 경호업체 직원들로부터 폭력적인 방법으로 진압당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경기 후반 40분경 관중석에 있던 부산아이파크 서포터 3명은 전 부산 박성화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 감독 선임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걸었으나 1분이 채 지나지 않아 축구협회에서 고용한 사설 경호업체 직원들에 의해 강제로 현수막을 빼앗기고 심한 폭언을 듣는 등 폭력적인 방법으로 진압당했다.

한 축구전문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당시 상황에 대한 동영상을 살펴보면 7-8명의 팬들이 현수막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버티고, 10여명 이상의 경호업체 직원들이 달려들어 거칠게 현수막을 빼앗으려 물리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한편에서는 대한축구협회 직원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시위중인 팬과 계속 어떤 말을 주고받는 모습도 포착되어 있다.

결국 경호업제 직원을이 현수막과 현수막에 매달린 팬들을 끌고 관중석 바깥으로 나가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됐다.

당시 시위에 참가했던 팬들은 한 인터넷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장 입장 시 가방 수색을 당해 현수막을 빼앗겼다"고 경기장에 입장하는 과정에서 이미 한차례 제지당한 사실을 밝히면서 "다시 간신히 현수막을 챙겨 경기장으로 들어가 후반전 40분쯤 현수막을 건지 30초 정도 지나자 경호인력이 달려와 우리를 저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당시 경호업체 직원들에게 제지당한 내용에 대해서 "왜 이 현수막을 걸지 못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도 없이 무작정 달려들어 우리의 소지품을 빼앗았다."고 밝혔다.

이날 시위를 벌인 팬들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의 신임감독이 부임 17일만에 연고지역 팬들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 한마디 없이 올림픽대표팀으로 떠난데 대해 받은 상처와 아픔을 알리고 싶었던 이유로 시위를 계획했다고 밝히고 있다.

외국인 프리랜서 기자 존 듀어든은 이와 관련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엠파스>에 기고한 '축구팬들은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라는 제하의 칼럼에서 "부산 팬들은 그 누구도 괴롭히지 않았고 문제를 일으키지도 않았다. 이들은 부산이라는 팀을 너무 사랑하기에 자신들의 감정을 드러내려 했을 뿐이다"면서 "경기가 열린 곳은 평양도 베이징도 아닌 대한민국의 서울이었다"는 말로, 팬들이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표출한 정당한 의사표시를 비민주적인 폭력적 방법으로 진압한 경호업체 직원들과 이들을 고용하고 이들의 활동에 대한 지휘감독책임 당사자인 축구협회를 힐난했다.

최근 각종 스포츠 경기장과 공연장에서 장내 질서유지와 관중의 안전확보를 목적으로 고용된 사설 경호업체 직원들의 무분별한 물리력 행사가 문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부산팬들의 시위에 대한 폭력적 대응을 두고 축구협회도 그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 이번 사태에 대해 축구협회 차원의 사과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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