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린' 건드린 나경원 또 잠행...'출마 포기설' 확산

"참모 왜곡 보고"로 위기 자초. 건물 투기설, 남편 대법관설 등 초토화

2023-01-18 13: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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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이 18일 참석이 예정됐던 대전시당 신년 인사회 일정 등을 전면 취소했다.

나 전 의원은 저출산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후에도 다른 당권주자들과 함께 각종 신년 인사회 등에 참석하며 지지를 호소해왔다.

하지만 전날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모들의 왜곡 보고를 받고 있다'는 요지의 글을 올리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격앙된 대통령실은 김대기 비서실장 명의로 나 전 의원을 강도높게 질타하는 입장을 발표했고, 국민의힘 초선의원 48명은 '윤 대통령이 간신들에게 둘러싸인 무능한 지도자라는 얘기냐'며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참석 의원은 18일 50명으로 늘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63명 가운데 79.3%에 달하는 숫자다.

더 나아가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밤 그간 정가에 나돌아온 나 전 의원의 '건물 투기' 의혹을 공론화하며 해명을 촉구해 파란을 일으켰고, 18일에는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다"며 나 전 의원 남편인 김재호 부장판사의 '대법관설'을 겨냥하기까지 했다.

김태흠 전남지사도 "장만 서면 얼굴을 내미는 장돌뱅이"라고 나 전 의원을 원색 비난했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발표된 <뉴시스><뉴스핌> 의뢰 여론조사들에서도 김기현 의원이 나 전 의원을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결정타를 가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나 전 의원의 이번 잠행은 종전 잠행과 달리 출마 포기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나 전 의원이 전날 건드려선 안되는 '역린'을 건드렸다는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이 측근들의 왜곡 보고에 속아 자신을 해임했다는 주장은 윤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비하한 것이기 때문이다.

'100% 당원 투표'는 80만 당원들뿐만 아니라 현역 의원들의 지지자가 절대적이다. 현역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내 대의원과 당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의힘에는 현역이 아닌 당협위원장들도 많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앙권력과 선이 닿지 않자 비윤인 나 전 의원을 지원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내년 총선때 '공천'을 겨냥한 행보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은 현저히 현역의원들보다 약하고, 따라서 현역을 얼마나 내편으로 확보하느냐가 당대표 경선의 키포인트 중 하나다.

그러나 나 전 의원의 '참모 왜곡 보고' 발언후 초선 50명이 나 전 의원을 성토하고 나선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대다수 현역은 나 전 의원에게 등을 돌렸다. 벼랑끝 위기를 자초한 모양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머리 좋다는 나 전 의원이 왜 이런 자충수를 뒀는지 도통 알 수 없다"며 "출마를 해도 당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는데 과연 출마를 하겠나"라며 출마 포기를 기정사실화했다.

남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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