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측, 尹이 던진 '중대선거구제'에 왜 긴장?

"尹이 여의도에 벌집을 던졌다". 단일대오 흔들, 친명계 불리

2023-01-05 10: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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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친명계가 일제히 윤석열 대통령이 던진 중대선거구제에 부정적 반응을 보인 반면, 비명계는 전향적 반응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정치 시스템이 바람직하다는 말씀을 (예전에) 드렸고, 그 방식이 중대선거구제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비례대표를 강화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라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골수 친명인 김용민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당민주화 없이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위험하다. 정치 기득권 강화와 계파정치 부활만 가져올 것"이라며 "당원과 소통하는 정치, 정당민주화가 먼저"라고 가세했다.

초재선이 다수인 다른 친명계 의원들도 공식적으로는 말을 아끼면서도 물밑에선 엇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에 비명계 반응은 상대적으로 중대선거구제에 적극적이다. 비명계는 중진급들이 주류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아 중대선구제를 해도 당선을 자신하는 기류가 다수다.

조응천 의원은 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나는) 평소부터 중대선거구제 해서 비토크라시를 깨야 한다. 지금과 같은 적대적 공생관계로는 한 발자국도 못 나간다(고 해왔다)"며 적극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상당수 의원들이 중대선거구제에 머뭇거리는 데 대해선 "이대로 가면 안 되죠. 바꿔야 된다"며 "바꿔야 된다고 평소에 이야기하다가 바꾸자 그러면 다들 갸우뚱거리고 미적미적거린다. 왜 그러냐. 기득권 때문이다. 지금 뭐라도 토를 다는 분은 기득권을 놓기 싫은 분들이다. 던져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내가 (의원) 1번 더 하는 것. 그거보다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뛰어, 족쇄를 풀고 더 뛰어 넘어가야지 우리나라의 앞날이 보장되는 것"이라며 "지금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간에 차이가 별로 없다. 지역에 무슨 행사 있다고 그러면 조르르 달려가고 '너 왜 코빼기도 안 비춰', 이런 이야기 자꾸 나오잖나. 국정 돌보라고 했는데. 지방의원하고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좀 크게 지역을 잡으면 안 비춰도 된다. 국정에 전념할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에서는 "윤 대통령이 연초에 여의도에 벌집을 던졌다"는 비유를 쓴다. 그만큼 같은 당내라도 할지라도 이해관계가 상반돼 통일된 안을 만들기 어려운 '선거구제 개편 폭탄'을 던져 여의도를 발칵 뒤집었다는 의미다.

이는 특히 '단일대오'를 역설하는 이재명 대표측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선거구제 개편을 놓고 당내가 왁자지껄해질 게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친명계는 대다수가 초재선 의원으로 중진 위주의 비명계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아 중대선거구제를 환영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정설이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친명 말살'을 위해 고도의 정략을 펴기 시작한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던지기도 한다.

이와 관련, 최근 민주당에 복당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러한 중요한 정치개혁 이슈를 가지고 있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선제로 쓸 수 있게끔 민주당이 뭐 했느냐"며 지도부를 비판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8개월 만에 그래도 정치개혁, 3대 개혁을 얘기한 것은 잘했다"고 긍정평가했다.

그는 의원들 반응에 대해선 "중대선거구 문제는 민주당도 제각각이고 국민의힘도 제각각이고, 제각각이 맞다. 자기 처한 위치에 따라서"라며 "민주당도 국민의힘과 똑같이 일부 초선의원들, 수도권 의원들, 호남 의원들은 반대가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중대선거구제에 비판적인 이유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가 부정적이라고 비난할 필요 없다"면서 "당대표로서 당을 소통을 해서 조정을 하지 않고 훅 던져버리면 독선적이라고 비난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이처럼 워낙 의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한 사안인만큼 과거처럼 흐지부지될 것이란 전망이 많으나, 야권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저는 어느 때보다 좋은 기회라고 보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병성, 조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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