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쇼크', 한국물채권 폭락-부도위험 급등

국제금융계, 한국 상환능력에 의문 제기. 자금경색 심화 우려

2022-11-06 11: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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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권) 미행사 이후 외화채권 시장에서 외화표시채권(한국물·Korean Paper) 가격이 급락하고,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급등하는 등 '흥국생명 사태'가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6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내외 외화채권시장에서 흥국생명의 액면가 100달러 신종자본증권 거래 가격은 4일 72.2달러로, 이달 1일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공시 직전인 10월 말(99.7달러)보다 30% 가까이 급락했다.

2025년 9월 콜옵션 만기인 동양생명 신종자본증권도 10월 말 83.4달러에서 이달 4일 52.4달러까지 떨어졌다.

내년 8월 만기인 신한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은 10월 말 96.6달러에서 이달 3일 88달러로, 2024년 10월 만기인 우리은행 신종자본증권은 10월 말 87.5달러에서 4일 77.8로 떨어졌다.

국가부도위험을 나타내는 한국 5년물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도 4일 기준 74.72bp로 치솟았다.

전날에는 74.98bp까지 치솟아 2017년 9월28일(75.1bp) 이후 5년2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78.7bp로 2016년 2월12일(85.34bp)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흥국생명 사태'는 자금시장 경색의 산물이었다.

최근 국내 채권시장에서 레고랜드 사태 발발후 신용도 높은 공기업과 은행이 채권 발행을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생명보험서, 증권사, 신용카드사,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은 자금조달 통로가 거의 마비됐다.

이에 흥국생명이 지난 1일 3억달러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의 조기 상환을 하지 않기로 했고, DB생명은 오는 13일 예정된 300억원 신종자본증권의 조기 상환 행사일을 내년 5월로 늦췄다.

DB생명은 국내채이고 금액도 적어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했으나, 흥국생명은 달러채였던만큼 자금 회수를 하지 못한 외국투자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외화채권시장에서 한국물 가격이 폭락하고 한국 부도위험은 급등하는 등 심각한 후폭풍이 몰아닥치기 시작한 양상이다.

국제신용평가사 S&P도 4일 평가보고서를 통해 흥국생명 사태로 다른 생보사들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하는가 하면, 앞서는 은행 계열 대형증권사가 아닌 중소형 증권사들의 유동성 조달에 어려움을 예상하는 등 제2금융권을 바라보는 국제금융계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상황은 더이상 악화되지 않고 있다"며 조만간 위기상황이 진정될 것이라고 주장하나, 국제금융계 시선이 냉각되면서 외화 조달에 제동이 걸리고 어렵게 조달을 하더라도 조달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아져 정부의 보다 적극적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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