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백신 폐기속 연내 1억4천만회분 더 수입...
선불금 내고 '선구매 계약'...백신 불신 확산속 국고 손실 논란
4일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실이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폐기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2일까지 폐기된 백신은 64만1천368회분이다.
1월 45만7천946회분, 2월 8만7천182회분, 3월(1∼22일) 9만6천240회분이 각각 버려졌다.
이로써 지난해 2월 이후 누적 폐기량은 233만2천889회분에 이른다. 국내 누적 도입분 1억3천281만7천110회분 중 1.8%가 버려진 셈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11월 초까지 약 106만회분의 백신이 폐기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질병청은 "앞으로 백신 폐기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후로 더 많은 백신이 버려졌다.
이처럼 코로나백신 폐기가 급증하는 것은 전 국민의 63.9%에 달하는 백신 3차 접종자들까지 오미크론에 무더기 감염되면서 백신의 효용성에 대한 국민 불신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5∼11세 소아 접종은 예약률이 1.5%에 불구하고 현재까지 접종률은 0.6%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국민이 백신접종을 기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안으로 약 1억4천548만회분의 백신이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올해 도입하기로 계약한 백신은 약 1억5천44만회분이며, 이 가운데 지난달 24일까지 1천496만회분만 도입됐기 때문이다.
현재 4차접종은 면역저하자와 요양병원·시설 등 고위험 시설 입원·입소·종사자를 대상으로 시행 중이다. 정부는 백신이 크게 남아돌자 고령층에게도 4차 접종을 추진중이나, 이스라엘 최대 의료기관인 셰바 메디컬 센터는 지난달 16일 "화이자, 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의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은 감염 예방 효과가 아예 없거나 극히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는 지난 1월 10일 CNBC TV에 출연해 "최근 영국, 한국, 스위스가 올해 가을을 대비해 총 185억 달러(약 22조원) 상당의 선불금을 내고 백신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이미 선불금을 지급한 만큼, 수입을 하지 않더라도 고스란히 피해를 떠맡아야 할 판이다.
지난해 코로나백신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방역당국이 이번에는 '묻지마 선구매'로 다국적제약사들만 돈방석 위에 앉게 하고 국고만 축내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한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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