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이명박 '생선가게론' vs 박근혜 '양파론'

<현장> 홍준표 "이명박 부패하지 않아. 박근혜 약하지 않아"

한나라당 대선예비 후보인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가 1일 상대방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연설 난타전'을 벌였다.

이 날 오후 2시 30분, 강원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경선 제5차 춘천 합동연설회’에서 두 후보는 각각 작심한 듯 상대진영의 공격을 재반박하며 연설 곳곳에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명박 “옆집 생선 한물 갔다고 소문내다간 다 망해”

선공에 나선 쪽은 이 날 박 후보보다 앞서 연단에 오른 이명박 후보.

이 후보는 우선 자신을 겨냥한 박 후보의 ‘흠없는 대통령론’ 공격에 대해 “저를 보고 흠있는 후보라고 했다”며 “제가 흠이 어딨나? 젊은 시절에는 세계를 무대로 저 아프리카, 중동, 시베리아 벌판, 남미에 이르기까지 세계를 향해 달렸다”고 일축했다. 그는 “서울시장 때는 서울시민을 위해서 세계 일류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고 반박한 뒤 “이것이 흠인가? 이것이 흠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저 이명박이 어떻게 살아왔나? 저는 순탄한 삶을 살지 못했다”며, 우회적으로 박 후보를 겨냥해 “저는 개울물이 졸졸흐르는 아름다운 개울물을 처다보며 즐기며 살지 않았다. 질풍 노도에서 견디며 이 자리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젊은 시절 어머니와 함께 이태원 재래시장에서 생선장사를 했다. 같이 장사를 하던 한 상인이 자기 생선 조금 더 팔아보겠다고 옆집 생선 한 물 갔다고 늘 소문을 냈다”며 “처음에는 자기 것이 조금 더 팔리는 것 같았는데, 결국 이태원 시장 생선 모두 한물갔다고 소문이 나서 함께 망하는 길로 갔다. 지금 딱 그 때 생각이 난다”고 박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박근혜 “양파처럼 까도까도 의혹 나오는 후보가 만만한 후보”

이 후보에 이어 연설에 나선 박근혜 후보는 “저 박근혜의 사전에 3번의 실패는 없다”며 “한나라당의 3번째 도전, 평창의 3번째 도전 모두, 저 박근혜에게 맡겨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후보측을 겨냥해 “저보고 만만한 후보라고 말하는 후보가 있다”며 “그러나 이 정권에게 만만한 후보가 어떤 후보인가? 의혹이 많아 공작하기 쉬운 후보, 양파처럼 까도까도 의혹이 나오는 후보, 이런 후보가 만만한 후보 아닌가?”라며 '양파론'을 앞세워 이 후보 공격에 나섰다.

그는 또 “안에서 던진 돌이 더 아프다고 한다”며 이 후보 말을 직접 거론한 뒤 “그러나 8월 20일, 우리 후보가 결정되면 저쪽에서 돌멩이가 아니라 바위덩어리가 날라올 것이다. 돌멩이가 아프다고 피하는 후보가 바위덩어리를 어떻게 견디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매일 밤 9시 뉴스를 들으며 ‘오늘은 또 뭐가 터질까’ 이렇게 마음을 졸이면서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없다”며 “저 박근혜, 돌멩이가 아니라 설악산 울산바위가 날아와도 끄덕없이 이겨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신 “저는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던 아버지에게 국가경영을 배웠다. 국민의 삶을 보듬었던 어머니에게서 국민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며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경제를 살릴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국민 삶이 나아지는지 저는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었다”고 자신의 우위를 주장했다.

홍준표 “이명박은 부패한 사람 아니다. 박근혜도 약한 후보 아니다”

한편 홍준표 후보는 이 날 이명박-박근혜간 과열공방을 비판하며 양쪽 모두와 등거리를 유지했다.

홍 후보는 먼저 박 후보측의 이 후보 공격에 대해 “그 후보(이명박)는 현대건설 회장을 했기에 부패한 후보가 아니라 부자 후보”라며 “부자니까 청와대 가서 돈 안 먹을거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야지 부패한 후보로 만들면 되나”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그 후보는 서울시장 할 때 4년 동안 월급을 모아 환경미화원 자제들에게 장학금을 줬다”며 “홍준표가 10년동안 그 양반과 정치했다. 홍준표가 모래시계검사로 대한민국 최고 검사를 했다. 부정부패 수사 내가 다 했다. 홍준표가 보증한다. 그 사람 부패한 사람 아니다”라고 이 후보를 감쌌다.

그는 이어 이 후보측의 박 후보 공격에 대해서도 “또 어느 후보측에서는 어떤 후보를 ‘약한 후보’라고 공격한다”며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마가렛 대처보다 더 강한 철의 후보”라고 박 후보를 한껏 치켜세웠다. 그는 “테러 사건 때, 남자도 당황했을 텐데 그 처지에서도 당당하게 대처해 나간 사람”이라며 “위기관리 능력이 있다 이거다. 왜 그 사람을 약한 후보라고 하나”라고 이 후보 진영을 질타했다.

그는 “만약 강한 후보를 뽑으려면 천하장사 강호동을 뽑아야 한다”며 “적어도 대통령 선거에 나온 사람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어떻게 할 것인지, 대한민국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 미래를 얘기해야 한다. 그게 정부”라고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을 질타했다.

원희룡 “나에게 없는 3무(無)와, 나에게 있는 3유(有)”

원희룡 후보는 ‘3무 3유론’으로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는 “21세기의 대한민국은 개인의 힘으로 끌고 나갈 그런 시대가 아니다”라며 “세계 최강국도 개인에 의존하지 않는다. 앞서가는 각 분야의 아이디어 물꼬를 터주는 것이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구태와 기득권에 안주하는 그런 모습을 반드시 깨어서 12월에 정권교체를 해야한다”며 “거기에 원희룡이 앞장서겠다”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특히 “저는 3가지가 없다. 3무다. 먼저 영상물을 새롭게 만들 돈이 없다. 저에게 줄 서는 유명한 사람들이 없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없는 것은 여당이 공격할 약점이 없다”고 3무론을 폈다.

그는 반면 “그러나 3가지는 많다”며 “꿈과 비전이 많다. 한나라당을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하는 눈물이 많다. 그리고 아무리 어려워도 저에게 힘을 실어주는 여러분들이 많다”고 3유론을 주장, 눈길을 끌었다.
춘천=김동현 기자

관련기사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