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 공포', 3분기 물가 9년반만에 최대상승

IMF총재 "세계경제 6% 성장 힘들다", 국제유가 폭등 거듭

2021-10-06 09: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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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소비자물가 지난 2012년 1분기 이래 9년반만에 최고치를 기록, 인플레가 본격적으로 강타하기 시작한 양상이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와 원자재값이 연일 폭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급등하는 데다가 전기요금을 비롯해 가스요금, 대중교통요금 등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을 기다리고 있어, 이러다가 일각의 우려대로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고물가)의 늪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

6일 통계청의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83(2015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 상승했다.

연중 최고치(2.6%)를 찍은 지난 7월과 8월보다는 상승률이 소폭 내렸지만, 4월(2.3%) 이후 반년째 2%대 상승 행진이다.

특히 3분기(7∼9월) 물가 상승률은 2.6%를 기록, 2012년 1분기(3.0%) 이래 9년반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품목별로 보면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3.7% 올라 전달(7.8%)보다 상승폭을 크게 줄였으나, 공업제품은 3.4% 오르면서 2012년 5월(3.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국제유가 폭등으로 경유(23.8%), 휘발유(21.0%) 등 석유류가 22.0%나 오른 게 결정적이었다. 국제 밀값 급등으로 라면(9.8%), 빵(5.9%)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월세가 폭등도 무주택자들의 허리를 휘게 했다.

전세는 2.4% 올라 2017년 11월(2.6%)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월세는 0.9% 올랐다.

보험서비스료(9.6%), 공동주택관리비(4.6%) 등도 크게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9% 올라 2016년 4월(1.9%)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생활물가지수는 3.1% 상승했고 자가주거비포함지수도 2.3% 올랐다.

이처럼 '물가상승은 일시적'이라던 한국은행 예상과는 달리 인플레가 거세지면서 이달 한은의 추가금리 인상이 확실시돼 가계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질 전망이다.

우려되는 것은 인플레이션보다 더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다.

2007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예견했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얼마 전 "가벼운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재 이미 진행중이다. 인플레이션이 미국과 많은 선진국에서 상승하고, 대규모의 통화, 신용, 재정 부양책에도 성장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며 "중기적으로 1970년대보다 더 나쁜 스태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결국 심각한 부채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연준도 대부분의 중앙은행들과 비슷하게 부채의 함정에 빠져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보다 높게 유지되더라도 너무 빨리 QE를 종료하면 채권, 신용, 주식시장은 폭락할 수 있다"며, 세계 각국이 '부채의 함정'에 빠져 스태그플레이션 도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이날도 급등해 배럴당 80달러에 육박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31달러(1.79%) 오른 배럴당 78.93달러에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이날 WTI 마감가는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 경신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올해 "전 세계 성장률이 당초 예상한 6%에 다소 못 미칠 것"이라며, 내주 발표때 하향조정을 예고했다. 올 들어 계속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던 IMF가 하향조정으로 돌아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균형 있는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위험과 장애물이 훨씬 더 뚜렷해졌다”며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고 성장을 더욱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 1년동안 30% 오른 식품 가격이 특히 우려되고, 에너지 가격 상승도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인플레를 하향조정 이유로 밝혔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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