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테이퍼링' 첫언급, 유동성 파티 끝?

금리인상 시기 예상보다 빨라질듯. 자산거품 파열 예고

2021-05-20 07:42:45

확대 축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말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인플레를 우려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공식 언급한 사실이 19일(현지시간) 뒤늦게 알려졌다.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고 있음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어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거품 조정이 뒤따를 전망이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4월 27~28일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은 “많은 수(A number of)의 참석자들은 만약 경제가 계속해서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빠르게 개선된다면 어느 시점에(at some point) 다가오는 FOMC 회의에서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것에 대한 계획을 논의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고 했다.

연준이 '자산매입 속도 조정' 즉 테이퍼링을 언급한 것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이래 이번이 처음으로, 시장에 거품 파열에 대비하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팬데믹 이후 경기가 회복하고 있는 시점이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지금은 전례 없는 시기라는 점에서 앞으로 일어날 어떤 일에서도 가능한 대비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기자들과 만나 "팬데믹이 물러가 공중 보건 측면에서 편안해지는 지점에 도달하고, 어느 정도 놀랄 정도로 재확산하지 않는다면 그때 우리는 정책 조정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은 그 지점에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준의 이같은 테이퍼링 언급이 곧바로 금리인상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자입매입 축소 등으로 채권 등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연준 역시 당초 예상했던 '내년'보다 빠른 연내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년 전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경제가 왕성한 회복세를 보이며 인플레 압력이 거세지고 있어 이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유동성 회수와 금리인상에 본격 나설 경우 우리나라도 그 뒤를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그 후폭풍이 자산시장, 그 중에서도 특히 폭등을 거듭해온 부동산을 직격할 가능성이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계부채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여서, 금리인상은 곧바로 가계에도 큰 타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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