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수출 -0.2%에 그쳐. 반도체가 '방파제' 역할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 여부가 향후 수출에 결정적 변수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감소한 469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0.3% 줄어든 418억7천만달러로, 무역수지는 50억4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98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3월 수출 물량은 전년 대비 13.1% 늘어나면서 17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두달 연속 상승행진이다.
주요 수출품목 20개 가운데 반도체(27.0%), 석유제품(33.8%), 석유화학(17.5%), 철강(14.8%), 차부품(7.8%) 등 14개 품목에서 늘었다.
특히 전체 수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경우 수출 물량이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연속 증가하며, 코로나 쇼크 방어막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비(非) 대면 생활습관이 확산하면서 반도체 등 IT품목이 선전한 양상이다. 단가하락으로 반도체 수출규모는 2.7% 줄었지만 컴퓨터와 무선통신제품 수출액은 각각 82.3%와 13.3% 급증했다
반면에 수출 단가는 코로나 쇼크로 11.7% 하락했다. 주요 단가 감소 품목에는 석유제품(-22.7%), 석유화학(-17.2%), 섬유(-9.7%), 철강(-9.1%) 등이 꼽힌다. 해당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예고하는 수치다.
조업일수를 감안한 하루평균 수출은 전월의 -11.9%에 이어 -6.4%로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감소 폭은 완화됐다.
대(對)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는 감소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회복했다. 이달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발생한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플러스를 유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조업일수 증가와 반도체 수출 선방 등으로 최근 급격히 악화한 글로벌 경제나 교역 상황에 비해 급격한 수출 충격이 본격화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망한다"며 1등공신으로 반도체를 꼽았다.
문제는 향후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가 계속 호황 기조를 이어갈 것인지가 주요 관건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는 2분기 D램 메모리반도체와 기업용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보다 각각 20%, 10~15% 상향 조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 확산, 온라인 판매 활성화 등이 이뤄지면서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기업의 서버 증설 수요가 높아졌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IDC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최악의 경우 전년 대비 12% 이상 떨어질 수 있다는 상반된 전망을 했다. 전 세계에 걸쳐 PC나 스마트폰 오프라인 판매가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반도체 시장 역시 일정 부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
최대 변수는 코로나19의 지속 기간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두어 달 안에 진정되면 하반기 반도체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서 반도체 경기도 호황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나, 여름까지 지속하면 반도체업계 역시 스마트폰·PC 수요 감소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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