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민식이법 통과 무산에 "이게 사람이 할 짓이냐"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 "나경원은 당장 사과하라"
민식이 아버지 김태양씨는 이날 오후 본회의 무산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미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을 두 번 죽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호 어머니 이소현씨는 "왜 여야간 협상이 안 되는 부분에 공수처법, 선거법 관련해서 왜 민식이 엄마 아빠, 태호 엄마 아빠, 해인이 엄마 아빠, 하준이 엄마 아빠 얘기가 나와야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아이들이 무슨 죄냐. 아이들 생명을 지켜달라는 부모의 목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왜 정치적으로 이용돼야하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한 말에 민식이 어머님이 많이 울고 있다. 정말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우리 아이들 이름 거론 하신 거 사과해주셔야 한다. 부탁드린다. 아이 이름 하나 하나 거론하신 거 사과해달라. 소위까지 올라오기 너무 힘들었다. 태호유찬이법과 한음이법은 통과되지도 못했다"고 요구했다.
해인이 아버지 이윤철씨는 "왜 도대체 아이들을 이용해서 이렇게까지 하는지 꼭 이유를 듣고 싶고 우리 아이들 이름을 이렇게 사용하라고 뒤에 법 자 붙여서 아이들 법 만드는 거 아니다"라며 "지금 여기 있는 부모들이 우리 아이살려달라고 그렇게 말하는 거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제발 아이들 조금이라도 안전할 수 있게 만들어달라는 건데 그게 그렇게 힘든 거냐"며 눈물을 흘렸다.
해인이 어머니 고은미씨도 "이 자리에 왜 서있는지도 모르겠다. 매일 3시간 쪽잠을 자면서 여기로 출근해 정말 비굴하게 무릎까지 꿇으면서 힘들게 온 자리"라며 "본인들 손주 손녀라도 이렇게 하셨을 거냐. 아이들 가지고 협상하지 말로 똑바로 정치다운 정치 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하준이 어머니 고유미씨는 "오늘 나경원 원내대표가 사실을 말해줬다"며 "아이들의 목숨과 거래하고 싶었던 거다. 그런 분들을 제가 낸 세금으로 밥 먹이고 차 태워가며 국회에 보냈다는 데 경악을 금치 못 한다.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는 누가 하고 있는지 얼굴 좀 한번 보기 바란다"고 분노했다.
민식이 어머니 박초희씨도 "정치에 대해 몰라서 이런 대접을 받는 건 아닌지, 이렇게 양쪽에서 이용만 당하다 버려지는 건 아닌지, 왜 내 떠나간 아이들을 그 협상카드로 써야 되는지..."라며 "우리 아이들 협상 카드로 절대 쓰지 말라. 사과해야 한다. 꼭 사과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은 비난이 쇄도하자 입장문을 통해 "금일 자유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안건 중에 민식이 법은 해당되지 않는다"며 "민식이법'은 필리버스터 신청이후 법사위에서 통과됐다. 한국당은 국회의장에게 이제 막 법사위를 통과한 민식이법부터 우선 처리하고 한국당이 요청한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그러면서 "아직까지 본회의를 열지 않고 있는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이 민식이법 처리를 막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며 "한국당은 국회의장께서 결심하시면 바로 본회의에서 '민식이법'부터 우선 처리할 것"이라며 문희상 의장과 민주당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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