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시진핑 방북으로 우리 손해 막심"
"김정은, 개성공단-금강산도 美허가 받으려는 文대통령에 불만"
정 전 장관은 이날 오후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미 정상회담하기 전에 원포인트라도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 거기에서 미국과 북한 사이의 다리를 놓을 수 있는 여러 가지 타협안을 만들어 놓은 뒤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이런 좋은 결과가 나왔으니 한미 정상회담 후에 북미 정상회담을 빨리 열어라,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 기회는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 정상회담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판단했다.
그는 이어 "물론 원포인트 정상회담이기 때문에 판문점에서 한다면 21일 이후에도 못 할 것은 없다. 북한의 결심만 선다면"이라면서도 "그러나 북한이 그런 회담을 연이어서 준비할 수 있을지, 그것은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조금 무리일 것 같다. 우리로서는 손해가 생겼고, 북한과 중국으로서는 미국을 상대로 해서 각각 서로 윈윈했다고 볼 수 있다"고 거듭 탄식했다.
그는 북중 정상회담 성사 과정에 우리정부가 소외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소외됐다기보다는 손해가 막심해졌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정부의 사전 인지 가능성에 대해선 "한중간에는 물 밑에서 그런 일종의 교감을 했겠죠. 그러나 딱 20, 21일이다, 이거는 몰랐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그는 시 주석 방북이 북핵 문제 타결에 도움이 될지에 대해서도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 촉진하려면 결국 시진핑 주석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한테 할 수 있는 얘기의 내용이 한계가 있죠. 일방적으로 선 비핵화하려고 할 수도 없고, 그다음에 미국이 합리적인 우려를 불식해줘야 한다는 것은 미국한테 할 얘기죠"라면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크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그는 아울러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정부한테 '함부로 보지 마. 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 굴복하는 식으로 비핵화를 시키려고 하는데, 나는 그렇게 안 할뿐만 아니라 당신네가 그런 식으로 나온다면 중국이 뒤에서 나를 보태줄 거야', 이 메시지에요, 지금"이라며 "이번 시진핑 주석의 방북은 트럼프한테도 마이너스"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우리와의 대화를 끊고 있는 이유에 대해선 "개성공단이라든가, 금강산 관광 관련해서 미국의 허락을 받고 하려고 하는 게 못마땅하죠, 김정은 위원장으로서. 그러니까 남북 정상회담, 그런 것도 결단도 못 내리는 남한 대통령과 만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미국한테 먼저 북미 간의 그런 문제에 대해서 큰 틀의 합의를 하고, 그 다음에 남한 대통령과 만나서 이제 미국이 허락했으니까 빨리하시오, 하는 정도의 얘기를 해준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다"라면서 "이게 조금 기분 나쁜 일이고, 잘못된 일이지만, 우리가 그렇게 일을 해왔기 때문에 북한이 우리를 그렇게 대접한다고 해서 무조건 화만 낼 수는 없이 됐다, 지금"이라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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