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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온 시갈 "북-미, '평화협정' 전에 '평화합의' 도출해야"

"한미 관계를 공고히 하려면 북한부터 안정시켜야"

미국내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레온 시갈 미국 사회과학원(SSRC) 박사는 "한미 관계를 공고히 하려면 북한을 안정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평화협정'(Peace Treaty)으로 진행하는 중간단계로서 '평화합의'(Peace Agreement)을 제안했다.

"'평화합의' 통한 북미간 변화로 北 위협인식 제거 가능"

시갈 박사는 30일 열린우리당 동북아평화위원회가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개국 주한 대사와 각국 전문가들을 초청, 개최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을 모색하는 국제 심포지엄'에서 "평화합의를 통해 북미간 정치적 관계의 근본적 변화가 북한의 위협인식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제안했다.

그는 '평화합의'의 구체적 내용으로 "한반도내 군사력 보유국인 미국, 북한, 한국간의 군사당국간 핫라인, 군사훈련 사전 통보, 정찰비행을 가능케 하는 오픈스카이 조치 등에 대한 일련의 합의가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를 제공할 수 있다"며 "군사적 상호억지력은 한반도내에 의도적 침략의 위협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 평화협정의 중간단계로서 평화합의가 가지는 정치적 유용성이 클 것이며, 평화합의는 한반도내 평화체제 확립을 위한 정치적 전제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며 "미국이 북한체제에 대한 정치적 인정을 제공하면 6자회담에 큰 진전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미군의 위협’은 주한미군의 주둔을 의미하지 않는다. 미국과의 정치적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 즉, 양국간 화해는 북한의 위협인식을 제거할 수 있다"며 "북한이 원하는 바는 한국전의 종전을 감시하기 위해 설치된 정전위원회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 한국 그리고 북한간의 군사적 채널로 이루어진 평화메커니즘"이라고 전했다.

시갈 박사는 <뉴욕타임스> 편집위원회 위원과 콜롬비아대학교 국제·공공정책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뉴욕에 있는 동북아시아 협력 안보사업(Northeast Asia Cooperative Security Project)와 미국의 저명한 민간외교단체인 외교협회(CFR)의 대북한 관련 연구를 맡아 대북한 성명에 참여하는 한편 북한 관련 책을 저술하는 등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꼽힌다.

미국 사회과학원의 레온 시갈 박사 ⓒ 미 사회과학원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 이해찬 동북아평화위원장은 행사에 앞서 배포한 축사를 통해 "분단 60년만에 한반도에 평화를 실현할 절호의 기회가 왔으며 이를 놓치면 얼마나 긴 세월을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라며 "결코 순탄하지 않겠지만 지혜를 모으고 인내심을 가진다면 한반도 평화체제, 남북경제공동체 시대는 실현되리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역시 기조연설문에서 "동북아 6개국의 평화와 안보협력을 증진시키는 '적극적 평화'가 필요하다"며 "통일지향적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에 이르는 과정에서 공동관리를 책임질 협력기구로서 `남북연합'의 제도화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한과 미국,중국이 4자 회담을 통해 전쟁종식에 합의하고 평화체제 구축방향을 제시하는 '선언적 조치'부터 취해야 한다"며 "이에 뒤따르는 협정은 남북이 주체가 되고 미국,중국이 이를 보증하고 유엔안보리가 추인하는 '2+2+유엔' 방식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칼롱 중국 런민대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대외적인 안보불안때문"이라며 "중국은 다자주의에 기반을 둔 광범위한 지역 안보협력체를 추구하며, 한반도 평화체제가 이러한 체계의 핵심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코노기 마사오 일본 게이오대 교수는 "북한은 체제유지가 확실히 보장돼야만 비로소 핵개발 계획을 최종적으로 포기할 수 있을 것이며 최소한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 뒤 "일본이 여전히 미 부시 정권의 대북정책 변화에 순응하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고재남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러시아는 북핵 문제 해결로 한반도내 미국, 중국의 역할이 축소되는 반면 남북한과의 3각 경제협력을 통해 극동.시베리아 지역 발전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보다 적극적인 개입.참여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입장을 분석했다.

또 이날 심포지엄에는 주한 외교사절인 알렉산더 버시바우 미국대사, 닝푸쿠이(寧賦魁) 중국대사, 오시마 쇼타로(大島正太郞) 일본대사, 글레브 이바셴초프 러시아 대사 등 6자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한반도 관련 핵심국가들의 외교사절이 참석해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체제에 대한 각국의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았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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