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개혁위, 대통령 독대관행·동향관찰 업무 폐지 권고
인력 30% 이상 감축·60단위 부대 폐지·일상적 도·감청 및 집시법 수사금지
기무개혁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기무사령관의 관행적인 대통령 독대는 하지 않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기무사의 보고를 원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않아도 참모를 통해 보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폐지는 기무사의 정치개입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기무사령관의 독대 보고를 받지 않고 있지만, 과거 정부에선 관행적인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보고가 있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지금까지 기무사는 (군의) 주요 직위자의 업무형태를 일상적으로 관찰했는데 보안 및 방첩업무와 관련되지 않은 동향관찰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동향관찰을 하지 않기 때문에 존안 자료도 없어지게 될 것"이라며 "동향관찰은 (보안 및 방첩 관련) 이상 징후가 있으면 하는 것으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무사의 일상적인 군 통신 도·감청에 대해서도 "보안이나 방첩에 이상 징후가 있으면 영장을 받아서 도·감청을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기무개혁위는 이날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마지막 전체회의를 개최한 뒤 이처럼 기무사의 과도한 권한을 축소하는 개혁안을 발표했다.
기무개혁위 위원장인 장영달 전 의원은 회의 직후 국방부 청사에 기자회견을 열고 "기무사 조직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령부 형식을 유지할지, 장관의 참모기관으로 운영하게 할지, 미래적으로는 입법을 거쳐서 외청으로 독립시키도록 할지 등 3개 안을 병렬적으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통령령과 기무사령부령 등 현재 기무사를 받치고 있는 모든 제도적 장치들은 완전히 폐지하기로 했다"면서 "그리고 새로운 부대가 탄생할 때는 거기에 맞는 대통령령 등 모든 제도적 받침은 새로 제정해서 만들어 가도록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또한 "기무사 요원은 현 인원에서 30% 이상을 감축해서 정예화하고, 전문화하도록 해서 더 높은 국방의 책임을 다하도록 했다"며 "조직개편에서 특별히 전국 시·도에 배치된 소위 '60단위' 기무부대는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기무사 인원감축 권고에 따라 현재 4천200여 명인 기무사 인력은 3천여 명으로 줄고, 전체 9명인 장성도 3명 이상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50여 명인 기무사의 대령 보직도 30명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정 전 의원은 "이러한 모든 개혁이 이뤄지면 앞으로는 불법적인 정치개입이나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이나 또 특권의식을 갖고 군대 내에서 지휘관들의 사기를 저해하는 그러한 행위들은 근절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무사가) 통수권자를 보좌하는 것은 국가안보를 위해서 불가피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지금까지 집권자들이 필요로 할 때 악용함으로 인해서 군 정보기관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는 그러한 역사가 반복됐기 때문에 이번에 군 통수권자에게 안보를 위한 보좌를 하더라도 그 한계를 분명히 하고, 그 근거를 명백하게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25일부터 활동에 들어간 기무개혁위는 이날까지 15차례의 전체회의를 개최하며 국방부 권고안을 마련한 뒤 활동을 종료했다.
기무개혁위 관계자는 "위원회는 운영 과정에서 청와대나 국방장관의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했다"며 "국방부도 따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겠지만, 국방장관이 개혁위의 안을 훼손 없이 (청와대에) 보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무사의 수사권한에 대해서는 "대공수사권은 유지한다"면서도 "집시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에 대한 수사권한은 폐지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무사가 쿠데타 등을 막기 위해 군사동향을 감시하는 대(對) 전복업무에 대해서는 "방첩업무에 포함되기 때문에 유지된다"고 말했다.
장 전 의원은 "제3안의 외청 부분은 정치권에서 협상을 통해 입법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즉각 실현이 불가능하다"며 "그 부분은 정치권에 던지는 정도의 안으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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