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2015년에 중국에 추월 당했다"
현대경제연 "8개 주력산업 가운데 반도체 빼고 고전중"
현대경제연구원의 주원 이사가 지난 6일 발표한 보고서 <한국 주력 산업의 위기와 활로>에 따르면 주요 국가의 제조업 경쟁력 지수(CIP·Competitive Industrial Performance Index) 비교에서 한국은 2015년 이미 중국(3위)에 추월당해 5위로 밀려났다.
한국은 2009년 이래 2014년 4위를 유지하다가 2015년 5위로 하락한 반면, 중국은 2005년 17위에서 2012년 5위로 점프해 5위를 유지하다가 2015년에는 미국과 한국을 제치고 3위에 올라섰다.
중국정부는 오는 2025년 제조업 세계 1위를 차지한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재 1위는 독일, 2위는 일본이다.
CIP란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가 매년 발표하는 지수로, 제조업 1인당 부가가치, 수출 지표, 제조업 부가가치의 국가 내 위상 등 제조업 경쟁력을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업종별로는 철강, 석유화학, 기계, 자동차, 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등 8대 국내 주력 산업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
철강산업은 중국산 제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20% 수준까지 높아지고 있는 반면, 국산 제품의 중국-미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각각 5.9%와 15.1%로 크게 낮아지고 있다.
석유화학은 중국시장 수출의존도가 56.8%에 달할 정도로 수출산업별 의존도가 가장 높아 중국의 고성장이 끝나면서 위기에 직면하는 동시에, 중국의 수입대체산업 육성에 따라 중국의 범용 유화 제품 자급율은 2011년 69%에서 최근 90%로 높아진 상황이다.
자동차는 수출에서 미국과 중국 시장의 점유율이 급속히 낮아지며 고전중이다. 반면에 내수시장은 수입차에게 잠식 당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자동차는 현재의 생산성도 낮은 데다가 미래경쟁력을 가늠하는 연구개발(R&D) 투자로 극히 저조하다. 2016/2017년의 경우 독일의 R&D집약도는 독일 자동차기업이 5.7%인 반면, 한국은 2.6%로 주요 경쟁국 기업들 가운데 최저다.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산업은 중국의 수주잔량 점유율이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4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2017년 현재 21.1%에 불과하다.
스마트폰은 글로벌시장에서 중국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데다가, 해외생산 비중이 2017년 91.3%에 달하면서 한국 주력산업에서 멀어지는 모습이다.
그나마 반도체는 세계적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초호황을 구가하고 있으나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돼 있어, 향후 2~3년내 중국의 본격 진입이 예상되면서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점유율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연구원은 "주력산업은 성장과 고용의 원천이 되고,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해외수요 확보가 가능함과 동시에 경제의 효율성과 생산성 확산의 핵심"이라며 국가적 차원의 비상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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