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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DJ' '이-박' 4극 분열, 야합 전주곡인가

<뷰스 칼럼> 국민은 뒷전, 정치권 '집권 물신주의' 팽배

5월 정국이 여야 모두 아노미적 혼란 상태다. 한쪽에서는 이명박-박근혜간 극한 갈등이, 다른 한쪽에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대통령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어차피 한번 겪어야 할 혼란이다. 그러나 여야가 동시에 극한 혼란상을 연출하는 것은 역대대선상 보기 드문 일이다.

여야, 4각 분열

혼란의 근원은 범여권 지리멸렬이다. 가뜩이나 바닥을 헤매던 범여권은 지난달말 '정운찬 불출마 선언'으로 치명타를 맞았다. 정 전총장은 지지율 1%짜리 후보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범여권에겐 한번 반전을 기대해 볼만한 마지막 동아줄이었다. 그 동아줄마저 맥없이 끊어졌다.

'버터플라이(나비) 효과'가 곧바로 나타난 곳은 한나라당쪽이다. 4.25재보선 참패를 놓고 이명박-박근혜간 책임공방이 불붙었다. 이 공방은 곧 경선 룰 공방으로 이어져 분당사태까지 예견되는 극한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베이징의 나비 한마리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 플로리다에 가공스런 폭풍을 몰고온 셈이다. 더이상 범여권에서 위협적 대선주자가 나올 수 없다는 확신이 이명박-박근혜 극한갈등의 근원인 셈이다.

비슷한 시기, 범여권에도 태풍이 불기 시작했다. 4.25재보선 직후인 지난달 27일 정동영 전의장이 노무현 대통령을 비밀리에 찾아 열린우리당 해체와 대통합 신당 창당을 주문했다. 돌아온 답은 "나가라"였다. "내가 당으로 돌아가겠다"는 말도 함께 했다. 아연실색한 정 전의장은 돌아와 상당기간 아무말도 외부에 하지 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사흘 뒤 설상가상으로 정운찬 전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하자, 노대통령이 이달초 기다렸다는듯 <청와대 브리핑>에 대통합 움직임을 '지역주의 연대'로 규정하며 열린당이야말로 전국주의 정당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어 이강철 정무특보,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 등이 "떠날 사람은 빨리 떠나라"고 출당령을 발동했다. 유장관은 한걸음 더 나아가 "비례대표도 풀어주겠다"고 했다. 열린당에 남을 국회의원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여유 그 자체다. 아울러 이해찬, 한명숙, 유시민, 김혁규, 김두관 등 친노세력으로 경선을 치뤄 연말대선에 독자후보를 내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여기에다가 참정포럼이라는 내년 총선 예비후보군 조직도 만들었다. 사실상의 '노무현당' 재건 의지 천명이다.

이에 맞서 친노세력외 범여권의 대응도 빨라지기 시작했다. 우선 천정배-정동영-김근태가 손을 잡기로 했다. 한미FTA를 둘러싼 견해차도 뒷전으로 미뤘다. 손학규 전지사까지 받아들이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분위기도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신중식 의원 등을 열린당 탈당파인 통합정치모임에 꿔주려 하고 있다. 지리멸렬상의 통합정치모임을 일단 원내교섭단체로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통합을 대비한 포석이다. 이 모든 배후에는 김대중 전대통령 즉 DJ의 입김이 읽힌다.

DJ는 연초부터 동교동을 찾는 범여권 인사들에게 끊임없이 범여권통합, 구체적으로 '정통민주당의 복원'을 주문해왔다. DJ 표현을 빌면 "내가 40년간 어떻게 만든 민주당인데..."이다. 그는 거센 비판여론에도 차남 김홍업을 4.25재보선에 출마-당선시켜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이 과정에 범여권인사 누구도 감히 부당성을 지적하지 못했다. 조순형 의원 정도가 고작이었다. 범여권 정치권에 대한 DJ의 위세는 엄청났다. 이 기세를 몰아 그는 범여권 통합을 단행, 연말대선때 건곤일척의 승부를 생각하고 있는 듯 싶다.

김대중 전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정국 주도권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여 정국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연합뉴스


'DJP'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등 야합 재연되나

이렇듯 기존 보수 여야는 정확히 네토막 났다. 여야 모두가 적전분열한 양상이다.

적전불열은 '필패의 법칙'이다. 따라서 '연대'의 필요성이 절박하다. 특히 상상을 뛰어넘는 빅딜적 연대가 요구된다. 1997년 목격했던 김대중-김종필의 'DJP' 연대와, 2002년의 '노무현-정몽준' 연대 이상의 연대가 요구된다.

'연대', 말이 좋아 연대지 실제로는 '야합'이다. 주고받기다. 야합의 원조는 1990년 YS의 3당합당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논리로 YS가 3당합당을 단행, 1992년 집권에 성공한 이래 야합은 한국대선정국의 법칙이 돼 버렸다.

당사자들도 말이 좋아 연대지 야합이란 사실을 잘 안다. DJ는 1997년 참모가 JP와의 연대를 제안하자 처음엔 "나를 죽이려 했던 중정을 만든 자와 어떻게 손을 잡냐"고 펄쩍 뛰었었다. 그는 측근에게 소매를 끌려 JP를 만나려 JP의 청구동 자택을 찾았을 때도 정문 앞에서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고 몇번이나 초인종 누르기를 주저했었다.

노무현 대통령도 2002년 후보시절 마찬가지였다. 김경재 전의원 등이 정몽준과의 연대를 제안했을 때 노 후보도 "이렇게까지 해서 대통령이 되고 싶진 않다"고 강한 거부반응을 보였다. 유시민 등도 처음엔 '순혈주의'를 주장했다. 노 후보는 그러나 결국 자존심을 잠시 접고 정몽준과 연대했고 후보단일화로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여야 4각 분열은 또 한차례의 '야합'을 예고하고 있다. 정가 일각에선 벌써부터 여야 양극간 연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영호남 화합을 명분으로 내세운 'DJ-박근혜 연대' 시나리오와, 이에 맞선 '노-명박 연대'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정가 물밑에서는 이를 겨냥한 듯한 묘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정치 물신주의"

혹자는 말한다. "범여권 자멸로 2007 대선은 역대 대선사상 가장 싱거운 선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단견이다. 불행하게도 1990년이후 한국 대선의 역사는 야합의 역사였다. 야합의 생명력은 잡초처럼 끈질기고 억세다. 지금 돌아가는 정치판 모양새를 보면 이번에도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연말 대혼전이 예상된다.

문제는 국민 입장에서 볼 때 야합의 결과는 언제나 참담하다는 것이다. 이들 정파가 내건 핑크빛 캐치프레이즈는 언제나 포퓰리즘으로 입증됐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힘없고 가난한 다수 국민의 희생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요즘 주위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정말 물신주의가 지배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다. 더이상 과정은 중요치 않다, 무슨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떼돈을 버는 자들이 존경받고 군림하는 '물신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다. 한국적 비극이다.

마찬가지로 정치도 같은 위기구조에 노출돼 있다. 무슨 수를 동원해서라도 정권을 잡고 뱃지를 달면 되는 '정치 물신주의'가 정치판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한 정치원로는 개탄한다. "불쌍한 국민들만 몇년 더 고생하게 생겼다."

이런 일은 막아야 할 것이다. IMF사태후 10년간 너무 많은 국민들이 고생했고 지금 벼랑끝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정치 물신주의'의 노예이기를 고집한다면 그 끝은 너무 암울하다는 데 2007년의 고민이 있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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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18 19
    태견 바보

    대표, 편집국장 박태견의 인식 수준
    IMF사태후 10년간 너무 많은 국민들이 고생했고 지금 벼랑끝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말이 정말 맞나.?

  • 45 23
    하늘소

    노선, 정책보다
    성격,코드에 따른 이합집산? 노무현과 부시처럼?

  • 10 21
    개굴

    사기꾼들의 계절이 왔다
    사기꾼들이 담합해서 잘놀고는
    누가 되든, 복부인과 사학,조중동만 끼고 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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