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남북 태권도시범인들과 만찬. "새 시대 마중물 돼 달라"
리용호 "남북, 태권도 발전 위한 방도 모색으로 결실 맺게 되길"
정세균 의장은 이날 저녁 서울 국회의장 공관에서 리용선 ITF(국제태권도연맹) 총재, 조정원 WT(세계태권도연맹) 총재를 포함한 남북 태권도시범단 등 75명과 함께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측에서도 태권도 사랑은 각별하며 위상도 매우 높다고 들었다. 그동안 남북은 오랜 분단의 시간을 지나면서 생활방식은 물론 언어, 생각도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며 “남북 모두가 국기로 삼고 있는 태권도가 우리 민족의 혼이 깃든 전통 무예로 동질성 회복에 앞장서길 기대한다. 그리하여 우리 태권도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길에 든든한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리용호 국제 태권도연맹 총재는 “겨울철 올림픽을 계기로 진행되는 이번 방문은 처음으로 우리 민족 전통 무도인 태권도의 모습을 국제 올림픽 무대에 펼쳐 보인 계기가 되었다”며 “태권도 연맹이 함께 한 이래 태권도를 하나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도를 모색하고 그 실현을 위한 계기를 마련해 응당 결실을 맺게 되길 바란다. 올릭픽 경기대회가 올림픽의 숭고한 이념에 맞게 성과적으로 진행되어 우리 민족의 화해와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 본다”고 화답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도 “속초, 평양, 서울에서 공연을 하니 이제 뭐 한 가족이 된 것 같다. 이 자리 오기 전에 잠시 말씀을 나눴지만 우리가 이제 함께 가야한다”며 “동계올림픽에서 태권도로 하나된 모습을 전 세계에 알렸는데, 그것이야 말로 태권도의 위상을 지구상에 알린 일이라고 생각하고 둘이 합치면 최고의 올림픽 스포츠로 더 발전하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리용선 총재는 어떤가.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겠나”라고 묻자 리용선 총재는 “세번째 말씀을 드린다. 지키겠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리 총재는 사전 환담에서도 조 총재가 “ITF와 WT 관계가 같은 마음 동심, 같이 걷고 동진, 초심을 잃지 말자는 뜻의 불망초심을 지킨다면(좋겠다)”고 하자 “남북은 하나니까”라고 맞장구치며 돈독한 관계를 보였다.
건배 제의는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유성엽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맡았다. 유 위원장은 "우리 국기 태권도를 두고 남측과 북측이 더욱 협력하고 힘을 모아서 발전 시켜 나가기를 바란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하여"라고 외쳤고, 선수들은 서로에게 눈인사를 건네며 와인잔을 부딪혔다.
만찬은 잡채와 갈비찜 등 한정식 메뉴가 준비됐고, 남측과 북측의 선수들이 한 테이블에 섞여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만찬 시작 전 서먹한 모습과는 달리 남북 선수들은 식사 중간 중간 웃음꽃을 피우며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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