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6일 강서구 발산2단지와 송파구 장지10.11단지 분양아파트 7백55세대에 대한 분양원가를 최초로 공개하며, 주변시세의 60% 수준으로 분양가를 확정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속을 이행한 것으로, 향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여론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서울시 원가공개 아파트, 파주.판교신도시 절반 수준
서울시는 지난 3월 오세훈 시장이 약속한대로 현행법상 공개대상인 용지비, 조성비 등 8개항목 이외에 60개에 달하는 세세한 원가 항목을 공개했다.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분양원가와 분양가격 공개에 앞서 전문가와 외부인사로 구성된 분양가 자문위원회와 분양가 심의위원회를 통해 10여차례 심의를 거쳤다.
이날 공개된 장지.발산지구의 분양가격은 주변 아파트 시세의 60%선에 머물렀고 지난 해 말 공개된 판교.파주신도시에 비교하면 50% 수준까지 내려간다.
SH공사가 공개한 분양가에 따르면 발산 2단지 33평형은 2억2천7백만원, 장지11단지 33평형은 3억6천8백만원, 장지10단지 20평형은 1억9천6백만원으로 평당 분양가는 6백90만원에서 1천1백만원 사이에서 형성됐다.
이를 한국토지공사가 주도한 판교신도시의 1천5백만원~2천만원대 분양가와 비교하면 장지지구 아파트의 분양가는 절반수준(1천1백만원)에 불과하다. 또 발산지구의 분양가 7백만원 역시 대한주택공사가 주도한 파주신도시 분양가(1천3백만원)의 절반수준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당시 약속대로 시세의 60% 수준의 아파트를 내놓아 격찬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실련 "서울시, 소비자 중심 주택정책 보여줬다" 격찬
경실련은 이와 관련 26일 성명을 통해 “공공이 주도하는 신도시 또는 도시개발사업에서 원가가 공개되고 적정이윤만 챙긴다면 서울.수도권 아파트 분양가는 즉시 반값으로 공급가능하다는 것을 서울시가 입증했다”고 서울시의 분양원가 공개를 환영했다.
경실련은 또 “중앙공기업인 토공과 주공은 법원의 분양원가 공개판결조차 무시하지 말고 즉각 원가를 상세하게 공개하고 양심선언을 해야 하고 대통령도 진솔하게 사과하고 공기업 원가공개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한나라당을 향해서도 “말로만 반값아파트법안과 토주공통합법안을 말하지 말고 즉각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노력을 보이길 바란다”며 “당론으로 채택하고는 관련법안을 해당상임위에 제출조차 않는 한나라당을 국민들은 결코 수긍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 “한나라당-정부, 서울시 노력 반만 따라와라”
경실련은 아울러 “서울시의 원가공개 약속이행을 계기로 노무현 대통령과 정당, 정치권에서도 아파트 분양가 거품제거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며 “경실련은 이번에 공개된 아파트분양원가를 근거로 판교신도시 아파트 분양가의 적절성 여부와 정부의 ‘새로운 건축비 제도’를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장지.발산2단지, 장지10.11단지 아파트 7백55세대는 해당 택지지구의 가옥 철거민 등에게 특별공급되는 물량으로 일반분양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집 장만이 힘든 서민을 위해 향후 4년간 2만4천여채의 장기전세주택을 저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날 분양원가 공개를 시작으로 오는 10월께 공정률이 80%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은평뉴타운 1지구 2천8백17호의 분양원가를 공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