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북한과 미국,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싸움"
"미국이 60일 지나도록 대화 사인없이 테러지원국 재지정해 北 자극"
정세현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75일간 우리도 뭔가 잘되기를 기대를 했지만, 북한도 상당히 기대했던 것이 있다. 미국으로부터 대화하자는 사인이 나오기를 기다렸던 것 같다. 실제로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조셉 윤도 지난 10월 23일 뉴욕 CFR 회의에서 ‘북한이 60일 동안 핵실험・미사일 발사를 안 하면 뭔가 미북 간에 대화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중국 특사가, 시진핑의 특사가 평양 갔다가 김정은 못 만나고 돌아오지 않았나?"라면서 "안 만난 게 ‘미국에서 사인이 와야지, 중국에서 특사 와가지고 미국과 대화해봐라 하는 얘기 같은 건 난 듣지 않겠다. 미국이 직접 얘기하라’ 이런 얘기였다. 그런데 21일 바로 그날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하고 나서니까 ‘그래? 그렇다면 한번 그러면 갈 때까지 가보자.’ 그 배짱으로 지금 북한이 미국이 어떤 측면에서는 방심하고 있는 시간을 택해서 미국의 동부를 충분히 때리고도 남을 사거리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미국이 해주겠다는 것을 대충 믿고 회담에 나가봤지만 성과가 없었다는 판단을 할 거다. ‘확실하게 미국이 보장을 하기 전에는 우리는 안 나간다. 서로 지금 비핵화 보장하라. 평화협정 보장하라’ 기싸움을 하고 있지 않나 시작을 그렇게 하고, 끝판에는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교환하자는 거지만.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실험 중단하고 미사일 중단한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누가 먼저...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싸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대북 군사공격 가능성에 대해선 "그럴 가능성은 없다. 트럽프가 바로 ‘우리가 책임지겠다’고 발언까지 했던데. '해결하겠다'고 했다. ‘지금 경제제재를 더욱 강화하면 결국 손들고 나오지 않겠는가’ 그런 취지로 한 거라고 본다"면서 "안보리 곧 소집할 거예요. 그래서 대북제재결의안을 아주 강한 걸로 밀어붙이겠지만 이렇게 되면 중국도 아마 거기에 동조할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안보리 대북제재결의가 11개가 돌아가고 있다. 11개가 작동이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굽히지 않는데 12개째 나온다고 해서 바뀌겠냐"며 유엔 추가제재에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그는 중국의 대북 송유관 차단 가능성에 대해선 "그건 안 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중국이 그런 마지막 수단을 쓰는 경우에 북한이 어떤 중국을 상대로 해서 벌일 수 있는 도발이라고 할까. 중국을 상대로 해서 벌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한 행동을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까지 해서 동북3성 경제 내지는 동북3성의 치안을 망치는 이런 일을 중국이 할 가능성은 저는 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핵 해법과 관련해선 "결국은 이게 미국이 대화 쪽으로 가야 된다. 그래야 풀리는 문제"라면서 "우리가 미국에다가 ‘지금 계속 이런 식으로 가면, 경제제재를 하고 그러면 북한은 더 도발할 텐데. 이렇게 되면 우리 국민들은 못 산다. 그러니까 동맹국인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생각해서라도 미국이 북한한테 대화 사인을 좀 보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성사 가능성과는 무관하게 우리는 도리로서 얘기를 계속해야 된다. 그러니까 문 대통령이 좌시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물밑으로 미국과 그런 대화를 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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