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시민, 광화문 일대 집결. 계속 늘어
가족단위 시민 대거 참여, 외국인들 '민주주의 축제' 연신 카메라
민중총궐기투쟁본부측은 가두행진이 시작되는 오후 5시, 촛불문화제가 시작되는 오후 7시30분께는 70만명 이상이 모일 것으로 예측했다. 경찰 역시 최종 추산치를 20만명 이상으로 잡았다.
이날 광화문 일대는 정오가 지난 시점부터 경찰의 교통 통제가 시작됐다. 사전행사 시작 2시간 전이었으나 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민들이 집결하기 시작한 것.
중고등생과 대학생 등 젊은 학생들을 비롯해 유모차 끄는 젊은 부부, 중학생 아들과 손을 잡고 온 중년 아버지, 나이 지긋한 어르신까지 광화문 광장은 축제장을 방불케 할 만큼 모든 연령층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특히 2차 민중총궐기 때부터 행사를 잘 볼 수 있어 '로얄석'으로 불리는 세종대왕옆 세종문화회관 계단에는 일찌감치 자리를 차지한 시민들도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찼다. 이들은 손과 손에 "내려와 박근혜" "박근혜 하야" 등의 종이팻말을 들고 있었다.
경북궁 등에 관광온 중국인 관광객들도 청와대로 진입하는 모든 길목을 경찰차로 막은 장면이 이채로왔는지 열심히 사진을 찍으며 자국에선 볼 수 없는 '민주주의 축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어 도심 곳곳에서 사전집회가 시작된 오후 2시부터는 대학로, 남대문로터리, 서대문, 종로 일대에서 노동, 농민, 대학생, 청년 등 부문별 사전대회가 열리면서 광화문 일대는 지나가는 차량조차 보기 힘들었다.
경찰은 272개 중대, 2만5천명의 병력을 투입해 서대문역, 종로3가 돈화문로, 남대문로터리 쪽에 폴리스라인을 치는 한편, 법원이 경복궁역 삼거리까지 행진을 허용함에 따라 상당수의 병력을 경복궁역에서 청운동으로 통하는 길목에 집중 배치했다. 경복궁역에서 청와대 코 앞인 청운동사무소로 가는 길은 이미 경찰 통제가 시작됐고 차로변은 전경버스가 차벽을 세워 원천봉쇄했다.
3차 민중총궐기 본집회가 열리는 서울광장은 민주노총 주최 사전집회부터 대한문과 서울시의회, 프라자호텔 앞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전국농민회총연맹의 사전집화가 열린 남대문로터리 역시 대로 전체를 농민들로 가득 메웠다.
오후 4시 3차 대회가 시작되자 비정규직 노동자, 세월호 유가족, 대학생, 청소년들도 광화문 일대에서 서울광장으로 각각 행진해 합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노동당 등 정당들도 각각 당원보고대회를 열며 집회에 합류했다.
1천500개 시민단체가 모인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대회 선언문을 통해 "권리를 되찾기 위한 민중의 반격은 시작되었다. 퇴진의 한목소리로 거리에 나서는 민중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이 열망이 제대로 꽃피우기 위해서는 반드시 박근혜정권의 퇴진과 책임자들의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한 "우리는 박근혜 정권 퇴진을 넘어 무능한 부패정권을 비호했고 자신들은 끝내 책임 없다고 꼬리 자르기 하는 모든 세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민중총궐기로 박근혜정권 퇴진시키고 모든 노동자 민중이 이 땅의 주인이 되자"고 외쳤다.
주최측은 오후 4시부터 1시간동안 본집회를 갖고 5시부터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은 서대문, 안국, 을지로, 광화문광장 등 다섯 갈래로 서울 도심을 돌고 경복궁역 앞에 집결할 예정이다. 이어 오후 7시30분부터는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를 개최한다.
문화제는 방송인 김제동씨의 사회, 가수 이승환, 전인권, 정태춘 등의 공연과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진행된다. 김제동씨는 앞서 오후 2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 파괴를 헌법 1조부터 조목조목 지적해 참석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이후 광화문광장에 텐트를 치고 1박2일간의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도 대한민국살리기 애국시민행동, 예수재단, 엄마부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광장 인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대한민국 살리기 애국시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반대한민국세력 out', '자유민주주의수호' 등의 피켓을 들고 찬송가를 따라 부르며 3시간 넘게 맞불집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참석자는 초라할 정도로 소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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