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한반도 해빙' 폭풍에 한나라 혼란
'신북풍' 맹비난하면서도 '대북 러브콜' 등 갈팡질팡 방황
"2007 대선의 양대변수는 한반도와 경제가 될 것이다."
대다수 선거전문가들이 연말연초에 했던 예측이다. 예상대로 '한반도 변수'가 본격 작동했다. 그것도 예상보다 대단히 강도높은 작동이다. 북-미수교와 한반도평화협정 체결까지 거론될 정도로 강력한 매머드 '한반도 해빙' 격류다. 연내 남북정상회담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신(新)북풍'이라 부르며 노무현정권이 정권재창출에 남북관계를 악용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나 앞으로 한반도 해빙이 몰고올 거대한 변화에 아찔해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보수진영 전체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김대중 <조선일보>고문 같은 경우는 '부시의 배신'을 비난하며 독자적 핵무장까지 주장하고 나선 마당이다.
한나라당 수뇌부 "노무현 정권, 좌파통일 시도"
7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
전여옥 최고위원은 "지금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며 "대선을 앞둔 미국 정부로서는 한국에 전쟁만 안나면 되는 한국 상황을 그저 미봉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있다"고 미국의 배신을 비판했다. 그는 또한 "한국정부는 이른바 이제까지 국제관계를 국내정치관계의 이슈로 사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남북문제까지도 대선이슈, 정치이슈로 삼겠다는 분명한 뜻을 이해찬 전총리의 방북을 통해서 보여줬다"고 노무현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현재 이 정부가 끌고 있는 대북정책을 보면 오랫동안 좌파 진영에서 외쳤던, 주장했던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며 "이제 나아가서 한미의 합동, 군사훈련의 폐지, NLL-국가보안법의 폐지, 그리고 올해 안에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서 총궐기하겠다는 프로그램도 내장되어 있다"고 색깔공세를 폈다. 그는 "물론 그 끝은 이제까지 정부의 여러 요인들이 얘기했던 통일에 대한 그들의 수순, 그 자체"라며 "좌파 정부가 아니라면 좌파의 길이 아니라, 좌파적 통일이 아니라는 것을 노무현 정부가 보여줘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강두 중앙위의장도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하더니 이번에는 대통령선거 전문가 이해찬 전총리가 안희정 대통령특보 등 대통령 측근과 김대중 전대통령을 은밀히 만나는 등 남북정상회담을 통하여 북풍을 만들려는 정부 여권의 여러 가지 시도와 음모가 보이는 것 같다"며 최근의 일련의 사태를 '신북풍'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어 "두 번씩이나 북풍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기에 이번에도 북풍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심정은 이해하겠다"며 "그러나 대통령과 여권은 분명히 알아야할 점이 있다. 햇볕정책과 대북 퍼주기로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북한의 핵실험이요, 북한의 핵보유라는 점을 국민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이제 북풍으로 더 이상 속을 국민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형근 최고위원 등 다른 참석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이해찬 전총리 방북을 맹비난하며 "노정권이 신북풍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한나라 정보위원장 "한나라도 북한과 대화하고, 북한도 한나라와 대화해야"
그러나 비슷한 시간대, 국회 기자회견장.
한나라당 정보위원장인 김정훈 의원이 회견장을 찾아 이해찬 전총리 방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골자는 노무현 정권이 아무리 희망해도 북측이 남북정상회담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
김 의원은 “이 전 총리의 방북이 대선을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을 사전 조율하기 위한 대통령 특사라는 견해도 있는데 이젠 우리 국민은 그런 구식 수법에 넘어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북한도 그런 카드는 이미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북한 입장에서 보면 미국과 협상해야 할 카드가 있고, 한국 정부와 협상해야 할 카드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북핵 문제는 북한이 미국과 협상해야 할 카드이지 국민의 지지도가 거의 없는 임기 말의 노무현 정부와 협상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노 대통령이 방북하거나 김정일 위원장이 남쪽으로 내려와야 되는데 노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다시 방북하는 것은 예의상이나 국가 체면상 좋지 않을 것이고, 김정일 위원장이 내려오기에는 신변안전 문제가 있어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다면 굳이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위해서는 제3국에서 양자가 만나야 하는데 북한측이 무슨 득이 있다고 제3국에서까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려 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주목해야할 것은 그의 다음 주장이었다.
그는 “북한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북한과의 관계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는 것 같은데 본 의원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한나라당이 집권한다고 북한이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한 민족끼리 머리를 맞대고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데 북한이 한나라당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갖는 것은 그동안 어느 한 쪽 편만 접촉하면서 편향된 정보를 들어온 탓이라 생각한다”며 “북한도 만날 정부.여당 사람들이나 친북적 시민단체 사람들만 만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듣고 우리 민족 문제에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에 대한 러브콜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후 본지와 만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며 “한나라당도 북한과 대화할 필요성이 있고, 또 북한 역시 한나라당 사람들을 좀 만나야 서로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명박-박근혜도 좌불안석
이런 혼란은 한나라당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감지된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후보는 손학규-원희룡-고진화 등 마이너그룹 주자들. 반면에 이명박-박근혜 진영은 그렇지 않다. "연내 정상회담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까닭에 우리도 반대한다"라는 게 이들의 공식입장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국민여론이 '그대로'일까이다. 북-미수교 및 한반도평화협정 체결까지 거론될 정도로 한반도 해빙 태풍이 거셀 경우 국민여론은 급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박 진영은 이럴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뒤늦게 해빙 기류에 동승하려다간 보수 지지기반이 흔들릴 수 있고, 기존 노선을 고수하다간 중간층의 지지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본격적으로 한반도를 강타하기 시작한 해빙 기류에 크게 기우뚱하는 양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대다수 선거전문가들이 연말연초에 했던 예측이다. 예상대로 '한반도 변수'가 본격 작동했다. 그것도 예상보다 대단히 강도높은 작동이다. 북-미수교와 한반도평화협정 체결까지 거론될 정도로 강력한 매머드 '한반도 해빙' 격류다. 연내 남북정상회담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한나라당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신(新)북풍'이라 부르며 노무현정권이 정권재창출에 남북관계를 악용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나 앞으로 한반도 해빙이 몰고올 거대한 변화에 아찔해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뿐만 아니라 보수진영 전체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김대중 <조선일보>고문 같은 경우는 '부시의 배신'을 비난하며 독자적 핵무장까지 주장하고 나선 마당이다.
한나라당 수뇌부 "노무현 정권, 좌파통일 시도"
7일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
전여옥 최고위원은 "지금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며 "대선을 앞둔 미국 정부로서는 한국에 전쟁만 안나면 되는 한국 상황을 그저 미봉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있다"고 미국의 배신을 비판했다. 그는 또한 "한국정부는 이른바 이제까지 국제관계를 국내정치관계의 이슈로 사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제는 남북문제까지도 대선이슈, 정치이슈로 삼겠다는 분명한 뜻을 이해찬 전총리의 방북을 통해서 보여줬다"고 노무현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현재 이 정부가 끌고 있는 대북정책을 보면 오랫동안 좌파 진영에서 외쳤던, 주장했던 프로그램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며 "이제 나아가서 한미의 합동, 군사훈련의 폐지, NLL-국가보안법의 폐지, 그리고 올해 안에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서 총궐기하겠다는 프로그램도 내장되어 있다"고 색깔공세를 폈다. 그는 "물론 그 끝은 이제까지 정부의 여러 요인들이 얘기했던 통일에 대한 그들의 수순, 그 자체"라며 "좌파 정부가 아니라면 좌파의 길이 아니라, 좌파적 통일이 아니라는 것을 노무현 정부가 보여줘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강두 중앙위의장도 "이재정 통일부장관은 이면합의 의혹을 제기하더니 이번에는 대통령선거 전문가 이해찬 전총리가 안희정 대통령특보 등 대통령 측근과 김대중 전대통령을 은밀히 만나는 등 남북정상회담을 통하여 북풍을 만들려는 정부 여권의 여러 가지 시도와 음모가 보이는 것 같다"며 최근의 일련의 사태를 '신북풍'으로 규정했다.
그는 이어 "두 번씩이나 북풍으로 톡톡히 재미를 보았기에 이번에도 북풍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심정은 이해하겠다"며 "그러나 대통령과 여권은 분명히 알아야할 점이 있다. 햇볕정책과 대북 퍼주기로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북한의 핵실험이요, 북한의 핵보유라는 점을 국민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이제 북풍으로 더 이상 속을 국민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형근 최고위원 등 다른 참석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이해찬 전총리 방북을 맹비난하며 "노정권이 신북풍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한나라 정보위원장 "한나라도 북한과 대화하고, 북한도 한나라와 대화해야"
그러나 비슷한 시간대, 국회 기자회견장.
한나라당 정보위원장인 김정훈 의원이 회견장을 찾아 이해찬 전총리 방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골자는 노무현 정권이 아무리 희망해도 북측이 남북정상회담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
김 의원은 “이 전 총리의 방북이 대선을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을 사전 조율하기 위한 대통령 특사라는 견해도 있는데 이젠 우리 국민은 그런 구식 수법에 넘어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북한도 그런 카드는 이미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북한 입장에서 보면 미국과 협상해야 할 카드가 있고, 한국 정부와 협상해야 할 카드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북핵 문제는 북한이 미국과 협상해야 할 카드이지 국민의 지지도가 거의 없는 임기 말의 노무현 정부와 협상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려면 노 대통령이 방북하거나 김정일 위원장이 남쪽으로 내려와야 되는데 노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다시 방북하는 것은 예의상이나 국가 체면상 좋지 않을 것이고, 김정일 위원장이 내려오기에는 신변안전 문제가 있어 어려울 것”이라며 “그렇다면 굳이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위해서는 제3국에서 양자가 만나야 하는데 북한측이 무슨 득이 있다고 제3국에서까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려 하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주목해야할 것은 그의 다음 주장이었다.
그는 “북한은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북한과의 관계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는 것 같은데 본 의원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한나라당이 집권한다고 북한이 어디로 가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한 민족끼리 머리를 맞대고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데 북한이 한나라당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갖는 것은 그동안 어느 한 쪽 편만 접촉하면서 편향된 정보를 들어온 탓이라 생각한다”며 “북한도 만날 정부.여당 사람들이나 친북적 시민단체 사람들만 만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의견을 듣고 우리 민족 문제에 정확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에 대한 러브콜로도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후 본지와 만나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며 “한나라당도 북한과 대화할 필요성이 있고, 또 북한 역시 한나라당 사람들을 좀 만나야 서로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명박-박근혜도 좌불안석
이런 혼란은 한나라당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감지된다.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전향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후보는 손학규-원희룡-고진화 등 마이너그룹 주자들. 반면에 이명박-박근혜 진영은 그렇지 않다. "연내 정상회담은 국민들이 반대하는 까닭에 우리도 반대한다"라는 게 이들의 공식입장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국민여론이 '그대로'일까이다. 북-미수교 및 한반도평화협정 체결까지 거론될 정도로 한반도 해빙 태풍이 거셀 경우 국민여론은 급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박 진영은 이럴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뒤늦게 해빙 기류에 동승하려다간 보수 지지기반이 흔들릴 수 있고, 기존 노선을 고수하다간 중간층의 지지이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이 본격적으로 한반도를 강타하기 시작한 해빙 기류에 크게 기우뚱하는 양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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