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글로벌 금융위기'후 최악
수출 붕괴에 부동산경기 급랭, 한반도 전운 고조...'퍼펙트 스톰'
수출 붕괴 위기에다가 부동산경기 급랭, 한반도 전운 고조 등 안팎의 악재가 겹치면서 말 그대로 '퍼펙트 스톰'의 위기에 급속히 빨려들어가는 양상이다.
29일 한국은행의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번 달 제조업의 업황BSI는 63으로 전달보다 또다시 2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업황BSI는 작년 10월 71에서 11월 68로 내려간 이후 넉달 연속 추락중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이 여전히 거셌던 2009년 3월(56) 이후 6년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자, 메르스로 경기가 급랭했던 작년 6월보다도 3포인트 낮은 수치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 아래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제조업에서는 수출기업과 중소기업의 업황BSI가 각각 2009년 3월 이후 가장 악화됐다.
수출기업은 61로 지난 1월보다 무려 6포인트나 떨어져, 수출기업들이 연초의 수출 급감에 패닉 상태에 빠져들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1월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18.5%나 감소했다.
또한 대기업은 68로 1포인트 떨어진 반면, 중소기업은 54로 6포인트나 급락해 중소기업이 더 심각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BSI가 77, 생산BSI가 81로 각각 4포인트 내려갔고 매출은 74로 3포인트 떨어졌다. 내수판매(75), 신규수주(76), 가동률(81)도 한 달 사이 2포인트씩 하락했다. 제품이 안팔리면서 제품재고수준(108)은 2포인트 높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가 73으로 3포인트 떨어졌고 기타기계·장비(54), 금속가공(58), 섬유(49), 가죽·가방·신발(54), 석유정제·코크스(52)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비제조업의 2월 업황BSI 역시 64로 4포인트 하락하며, 2009년 3월(6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건설업의 업황BSI가 아파트 대출 규제에 따른 부동산경기 침체로 59로 13포인트나 폭락했고 부동산·임대업(70) 역시 5포인트 떨어졌다. 숙박업(51)도 극심한 불황의 여파로 11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22일 전국 3천313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2천869개(제조업 1천748개, 비제조업 1천121개) 업체가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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